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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승 투수가 한국시리즈에 미치는 영향


입력 2017.10.25 09:24 수정 2017.10.25 09:2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역대 20승-한국시리즈 호투는 기록으로 증명

올 시즌 동반 20승 거둔 헥터와 양현종에 관심

한국시리즈 1~2차전에 나서게 될 헥터와 양현종. ⓒ 연합뉴스

올 시즌 패권을 놓고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정면충돌한다.

KIA는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 한국시리즈 홈 1차전을 치른다. 선발 투수는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예고했듯 헥터와 니퍼트가 나선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헥터에 무게감이 쏠리는 게 사실이다. 헥터는 올 시즌 리그를 지배한 투수였다. 팀 동료 양현종과 함께 나란히 20승 고지에 올랐고 20승 5패 평균자책점 3.48의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포스트시즌 등판 경험은 지난해 한 차례있었다.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등판했던 헥터는 7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5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KIA 입장에서는 키순이 아니라 실력으로 헥터를 1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니퍼트는 이번 정규시즌 30경기에 나서 14승 8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22승을 올렸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다소 부진한 결과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다. 니퍼트는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5.1이닝동안 8피안타 6실점(5자책)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니퍼트의 예상 밖 부진에 두산도 1차전 패배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선발 투수의 중요성이 부각된 경기였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고민 없이 니퍼트에게 에이스 대우를 해주며 1차전 선발의 중책을 안겼다.

관심은 20승 투수인 헥터와 양현종이 과연 한국시리즈에서도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일까에 모아지고 있다.

KBO리그에서 한 시즌 20승은 올해 헥터, 양현종을 포함해 모두 19차례 작성된 대기록이다. 산술적으로 한 해에 1명 보기 힘들 정도다.

그렇다면 이들의 한국시리즈 등판 결과는 어땠을까. 한국시리즈는 팀 성적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인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승 투수의 한국시리즈 등판은 9명에 불과하다.

1982년 OB의 원년 우승을 이끌었던 박철순은 정규시즌에서 24승을 거둔 뒤 한국시리즈에도 3경기에 나와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로 활약했다.

1983년 해태의 첫 우승에 공헌한 이상윤(20승)은 무려 4경기에 나서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했다. 더욱 놀라운 부분은 소화 이닝이 23이닝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상윤의 혹사는 이듬해 등장한 최동원에 비하면 명함을 내기 어려울 정도다. 페넌트레이스 27승으로 역대급 퍼포먼스를 선사했던 최동원은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 40이닝을 홀로 소화했다. 무지막지한 혹사에도 평균자책점은 1.80으로 매우 뛰어나 전설로 기록될 수 있었다.

한 시즌 20승 투수의 한국시리즈 등판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선동열도 빼놓을 수 없다. 선동열은 20승을 거뒀던 1986년과 1989년, 해태의 한국시리즈 4연패에 크게 공헌한 바 있다. 선동열 역시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전천후 투수로 기용되며 상대에 공포를 안겼다. 두 시즌 모두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는데 점수를 허용했다는 점이 더욱 놀랍다.

외국인 투수로는 2007년 리오스와 2014년 밴헤켄, 그리고 지난해 니퍼트가 기록을 써나갔다. 이들 모두 한국시리즈에서도 호투를 펼쳤는데 니퍼트를 제외하면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20승 투수가 한국시리즈에서도 호투를 펼쳤다는 것은 기록으로 검증됐다. 가장 부진했던 선수는 2경기서 2패를 떠안은 1987년 김시진(23승)이었는데 3.86의 평균자책점에서도 보듯 내용 면에서 그리 나쁜 수준이 아니었다. 그리고 올 시즌 헥터와 양현종이 이 공식을 증명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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