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팀, 왜 첫 대화 파트너로 'LG그룹'을 택했나
투자현안, 상생협력 사례 등 고려…'지배구조 우수사례' 분석도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정부 경제팀이 기업인들과의 ‘소통’ 일정의 첫 걸음으로 구본준 (주)LG 부회장을 비롯한 LG그룹 경영진을 만난다. 김 부총리가 지난 8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의 면담에서 기업들과의 만남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첫 자리다.
12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관계부처 차관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해 LG그룹 주요 경영진 및 협력업체 대표들과 현장소통 간담회를 개최한다.
정부에서는 김 부총리 외에 이인호 산업부 차관, 최수규 중기부 차관, 신영선 공정위 부위원장,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LG그룹과 협력사 측에서는 구 부회장을 비롯, 하현회 (주)LG 대표이사,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김원남 탑엔지니어링 대표, 박용해 동양산업 회장 등이 참석한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7월말 개최된 대통령과 기업인들과의 대화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됐으며, 정책수립 및 추진과정에서 기업 등 민간부문과의 현장소통을 강화해 달라는 대한상의 건의에 따라 마련됐다고 정부는 밝혔다.
업계에서는 경제팀과 첫 만남을 갖는 기업으로 LG가 선택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정 조율을 맡은 대한상의 관계자는 “LG그룹이 투자 관련 현안이 있고, 상생협력과 관련해서도 모범적인 성과가 있어 우선 만남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올해 말부터 오는 2022년까지 총 6000억원을 투자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창원1사업장을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투자 승인 건도 LG그룹의 주요 투자 현안 중 하나지만 이는 국내 경기 활성화에서 한 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간담회에서는 언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투자 승인이 전격 발표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일고 있지만 적어도 이번 주 내에는 발표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투자건은 기술유출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되는데 다음 주 이후에야 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대통령 방중 일정과는 무관하게 진행되는 사안으로, 굳이 시기를 말하자면 방중 기간이나 그 이전에 결론이 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자리에서는 국내 경기활성화를 위한 투자 확대 계획 정도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탑엔지니어링 및 플라스틱 사출업체인 동양산업 등 협력사들과 상생협력 사례도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날 경제팀의 일원으로 포함된 신영선 공정위 부위원장의 참석과 연관지어 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논의도 오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LG그룹이 첫 회동의 대상으로 지목된 것은 대기업 그룹 중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가장 양호하게 마무리 지은 사례로 꼽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격의없는 토론이 이뤄질 예정으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 일자리 창출 방안, 혁신성장을 위한 주요 사업 및 투자계획 등과 관련한 LG측 발제와 정책건의 과제들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 경제팀은 이날 LG그룹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기업과의 현장소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으로, 대한상의와 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 분야 중소·중견기업들과의 2차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당장 13일부터 문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 일정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 경제팀과 기업인들간의 다음 만남은 다음주부터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경제팀은 앞으로도 중소·중견·대기업, 산업·업종별 간담회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 간담회를 연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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