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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 은폐·축소 BMW에 과징금 112억원…"추가 리콜 여부 결정할 것"


입력 2018.12.24 10:30 수정 2018.12.24 10:47        이정윤 기자

EGR쿨러 내 냉각수 끓음 현상 확인, 설계 결함으로 추정

흡기다기관 추가리콜 조치, EGR 내구성 검증 후 추가리콜 결정

불에 탄 BMW 520d 차량. ⓒ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BMW 화재사고 원인규명을 위해 지난 8월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의 BMW 결함 은폐·축소, 늑장리콜 조사결과에 근거해 24일 BMW를 검찰고발하고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BMW 리콜대상차량 전체에 대해 흡기다기관을 리콜조치(점검 후 교체)하고, EGR 내구성에 대해 BMW소명, 조사·실험을 거쳐 필요 시 추가리콜여부도 조속히 결정할 예정이다.

조사단에는 조사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차·법률·소방·환경 전문가, 국회, 소비자단체(19명)와 자동차안전연구원(13명) 등 32명이 참여했으며, BMW로부터 제출받은 자료검증과 엔진 및 차량시험을 병행해 화재원인 등을 조사했다.

◆EGR 냉각수 누수, 쿨러균열 아닌 설계결함이 원인

BMW는 지난 7월과 10월 리콜계획서, 8월 대국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차량화재원인이 EGR쿨러 균열에 따른 냉각수 침전물이라고 밝혀왔다.

특히 냉각수가 누수되더라도 높은 누적주행거리, 운행조건(고속 정속주행), 바이패스 밸브열림 등의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제한적 상황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관합동조사단은 그동안의 BMW소명, 자료분석, 엔진 및 차량시험 등을 확인할 결과 EGR쿨러 균열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화재 발생원인이지만, 바이패스밸브 열림은 화재와 직접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EGR밸브 열림 고착이 관련돼 있음(화재경로 상이)이 화재재현을 통해 드러났다.

EGR쿨러 내 냉각수가 끓는 현상(보일링)을 확인했고, 조사단은 냉각수 끓음(보일링)이 EGR쿨러 열용량 부족 또는 EGR 과다사용에 따른 EGR 설계결함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냉각수 끓음 현상(보일링)이 지속될 경우 EGR쿨러에 반복적으로 열충격이 가해져 EGR쿨러 균열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해 BMW의 소명과 연구원의 추가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EGR밸브 반응속도가 느리거나 완전히 닫지 못하는 현상(일부 열림고착)과 이에 대한 경고(알림)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음이 확인됐다.

BMW 자료 검토결과, 배출가스규제가 유사한 유럽(독일, 영국)과 한국의 BMW화재 발생비율은 ▲전세계 평균(0.137%) ▲한국(0.14%) ▲독일(0.19%) ▲영국(0.17%) ▲미국(0.03%) ▲중국(0.10%) 등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규제가 강한 미국은 EGR 사용을 줄이고 별도의 질소산화물(NOx) 저감장치를 장착했고, 중국은 규제가 약한 관계로 EGR 사용이 낮아 화재 발생비율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단은 BMW의 리콜조치(65개 차종, 17만2080대)에 대한 적정성을 조사한 결과, 조사과정에서 일부 BMW 디젤차량이 당초 리콜대상 차량과 동일 엔진·동일 EGR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1차 리콜에서 제외된 사실이 확인됐다. 조사단은 BMW에 강력히 해명을 요구했다.

BMW는 이에 대해 동일엔진·동일 EGR을 사용하는 52개 차종, 6만5763대에 대해 19일 추가리콜을 실시했다. 조사단은 BMW가 1차 리콜 시정대상을 축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흡기다기관의 경우 오염되거나 약화돼 물리적 파손이 있을 수 있고 실제 EGR모듈을 교체한 리콜차량에서 화재가 발생(10.1, 520d)한 바 있기 때문에, 흡기다기관의 리콜조치(점검 후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GR쿨러 냉각수 끓음 현상(보일링)에 대해서는 이로 인해 EGR쿨러 균열 가능성이 높으므로, BMW에 소명을 요구하고 향후 지속적 모니터링과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BMW, 결함은폐·축소와 늑장리콜 판단”

민관합동조사단은 조사결과 BMW가 결함은폐·축소, 늑장리콜을 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결함은폐·축소와 늑장리콜에 대한 조사결과, BMW는 지난 7월에야 EGR결함과 화재 간 상관관계를 인지했다고 밝혔으나, 이미 BMW 독일본사에서는 지난 2015년 10월 EGR쿨러 균열문제 해결을 위한 TF를 구성해 설계변경 등 화재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착수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한 작년 7월부터 BMW 내부보고서(기술분석자료, 정비이력)에 EGR쿨러 균열, 흡기다기관 천공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사실도 확인됐다.

BMW는 동일엔진·동일EGR을 사용한 일부차량에 대해 리콜하지 않고 있다가 조사단 해명요구 후에야 뒤늦게 추가리콜 한 바 있다.

올해 4월 BMW가 실시한 환경부 리콜은 현재 진행 중인 국토부 리콜과 그 원인 및 방법이 완전히 동일한데, 적어도 그 시점에는 국토부 리콜이 필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리콜이 실시되기 이전인 올해 상반기에 제출의무가 있었던 EGR결함 및 흡기다기관 천공관련 기술분석자료를 최대 153일 지연해 리콜 이후인 지난 9월에 정부에 제출하는 등 결함을 은폐 하려고 했던 정황도 포착됐다.

◆흡기다기관 추가리콜 조치…과징금 112억원 부과

BMW 화재원인과 리콜 적정성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흡기다기관의 경우 리콜대상 차량 전체(65개 차종, 17만2080대)에 대해 ‘흡기다기관 리콜(점검 후 교체)’를 즉시 요구할 예정이다.

EGR 보일링 현상과 EGR밸브 경고시스템 관련해서는 BMW에 즉시 소명을 요구하는 한편, 자동차안전연구원에는 내구성 확인을 위한 검증과 조사를 이행토록 하고 조사결과에 따라 최대한 조속하게 추가리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결함은폐·축소, 늑장리콜에 대한 조사결과에 대해서는 결함은폐·축소와 늑장리콜에 대한 관련사유를 근거로 BMW를 검찰에 고발하고,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늑장리콜에 대해서는 BMW에 대상차량 총 39개 차종, 2만2670대에 해당하는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 근거해 소비자 보호를 위해 BMW에 추가리콜 요구, 검찰고발 및 과징금 부과 등을 신속하게 이행하겠다”며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리콜제도 혁신방안이 담긴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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