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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뉴딜 현주소④] 도시재생 대표 주자 해방촌‧성수동은?..."거창한 이야기"


입력 2020.01.03 06:00 수정 2020.01.02 23:02        이정윤 기자

도시재생 효과는 ‘글쎄’, 미군기지 이전으로 상권 죽어…“이제부터가 시작”

성수동, 대표적인 도시재생 마을…“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계속 보완”

도시재생 효과는 ‘글쎄’, 미군기지 이전으로 상권 죽어…“이제부터가 시작”
성수동, 대표적인 도시재생 마을…“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계속 보완”


용산구 용산동에 위치한 해방촌 도시재생 지원센터 모습. ⓒ이정윤 기자

◆도시재생 효과는 ‘글쎄’, 미군기지 이전으로 상권 죽어…“이제부터가 시작”

서울 용산구 용산동 녹사평역 1번 출구에서 남산서울타워를 바라보고 용산 미군기지 담장 길을 걷다 보면 해방촌이 등장한다. 해방 이후 월남한 실향민과 한국전쟁 피난민이 임시 정착해 형성된 해방촌은 그 특유의 달동네 분위기와 곳곳에 자리한 새로운 감각의 카페, 음식점들이 어우러진 게 특징이다.

해방촌은 2015년 서울형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낙후된 이미지를 개선하고 마을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해 내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현재 해방촌 도시재생의 경우 앵커시설 설치 등 굵직한 사업은 마무리된 상태로, 사업 종료 후에도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을 지속‧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한창이다.

지난달 9일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대부분 도시재생 효과를 크게 못 느끼는 눈치였다.

해방촌 골목에서 20년간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A씨는 “도시재생 한다고 해서 최근에 저쪽에 새 건물(해방촌 도시재생지원센터) 하나 지은 거 같은데 별다른 변화는 없다”며 “아스팔트 좀 새로 깔고 신흥시장에 천장 만들고 한 게 전부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안 이태원, 경리단길과 함께 뜨는 상권이었던 해방촌이 임대료 상승과 도시재생이 맞물려 공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요즘에 여기 상권이 죽고 사람이 줄어든 건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한 탓”이라며 “미군기지가 이전하고 난 뒤에 해방촌뿐만 아니라 이태원, 경리단길, 후암동 등 이 일대에 사람이 쫙 빠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해방촌 일대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곳도 한창 때보다는 임대료가 내려가고 있는 추세로, 예전에 한달에 90만원 정도 하던 곳이 이제는 7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주택 전월세 같은 경우에는 오른 적도 없고 예전 분위기 그대로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이곳에서 니트산업이 발전했다고 도시재생을 하면서 그걸 살리겠다고 하는데, 이미 죽어버린 산업이 되겠냐”며 “솔직히 재생이라고 하기도 거창하고, 마을 정비 정도인 것 같다”며 회의적인 말을 보탰다.

해방촌 도시재생 사업에서 대표적인 결과물로 조성 중인 신흥시장 모습. ⓒ이정윤 기자

도시재생 사업을 직접 이끌어 가는 입장에선 기존 4~5년간 해온 건 마중물 수준의 사업으로, 앞으로 주민들이 어떻게 이 사업을 이끌어가는 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해방촌 도시재생 사업에는 국‧시비가 5년간 100억원이 투입되긴 하지만, 주민들이 원하는 것처럼 마을 전체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봉길 해방촌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은 “도시재생 사업에 직접 참여한 주민들은 마을에 생긴 작은 변화를 모두 알고 있다”며 “다만 모든 주민들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건 한계가 있다 보니 도시재생 효과가 없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방촌 도시재생 주민협의체는 총 622명에 달할 정도로 사업 초기엔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참여율이 떨어진다는 점은 고민할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성동 상생도시센터 모습. ⓒ이정윤 기자

◆성수동, 대표적인 도시재생 마을…“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계속 보완”

도심 속 공장과 창고 밀집지역에서 힙한 상점들이 모여 있는 감각적인 동네 성동구 성수동은 서울에서 손에 꼽는 도시재생 지역이다. 기존에 버려진 낡은 공장을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로 개조한 성수동 카페나 음식점들은 도시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성수동은 2015년부터 진행된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이 지난해 종료됐지만, 연계사업 형식으로 내년까지 최종 마무리 작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성수동 도시재생은 이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특징이다. 다만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에서 겪어야할 과정이기도 하다.

안상규 성동구 도시재생과 주무관은 “성수동 도시재생은 앞으로 가야할 길이 많이 남긴 했지만 주민과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상당히 고무적이다”며 “주민공모사업이나 간담회, 또 연무단길 마켓 등을 통해 직접 도시재생의 긍정적인 측면을 피부로 느낀 후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론 젠트리피케이션이나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해 더 고민해야할 부분은 있지만 지금의 성수동에 이를 수 있었던 건 3박자가 맞았기 때문이다”며 “먼저 주민들의 관심, 그리고 서울숲이나 주거‧사무공간의 공존 등 기존 지역이 갖는 인프라, 또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가 바로 그 3가지 요소다”고 설명했다.

성수동의 경우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해갈 순 없지만,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자율적 상생협약’과 ‘장기 안심상가’ 등을 통해 문제를 보완해나가는 중이다. 특히 장기 안심상가의 경우 소상공인이나 소셜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주변 시세보다 70~80%의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성수동이 핫플레이스로 뜨기 이전에 성수동 중심가에 있던 공방들이 점차 외곽으로 밀려나버린 실정이기 때문이다.

안 주무관은 “성동구청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으며, 현재 조금씩 해결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성수동 도시재생 사업의 중심지인 연무장길 모습. ⓒ이정윤기자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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