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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종 코로나 사태로 본 신약 개발의 당위성


입력 2020.02.06 07:00 수정 2020.02.06 04:47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중국서 사망 490명… 확진 2만4000명 넘어서

백신 치료제 및 신약 개발 기업에 관심과 지원 필요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관광객들이 길을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관광객들이 길을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중국 출장에서 돌아온 한 여성이 발작을 일으키며 사망하고 곧이어 그녀의 아들도 숨진다. 홍콩에서 시작된 신종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져 나가고, 고열에 시달리던 환자들이 원인 모를 호흡 곤란과 발작을 일으키며 잇따라 숨을 거둔다. 최초로 숨진 여성의 행적을 쫓아 보니 돼지고기를 만진 셰프와 악수를 나눈 게 전염병 창궐의 시작이었다.


2011년 개봉한 영화 '컨테이젼(Contagion·전염)'의 줄거리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컨테이젼 속 바이러스는 박쥐와 돼지가 합쳐진 변종 바이러스였다.


영화 속 이야기가 더 이상 허구로만 느껴지지 않는 요즘이다. 실제로 지난해 박쥐에게서 유래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을 뛰어넘어 돼지에게 전파된 사례가 있었다. 돼지에게 심각한 급성 설사를 일으키는 ‘사드(SARD)’ 바이러스였다. 당시 과학계에선 ‘조만간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신종 감염병이 돌 수도 있겠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는 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와 96%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포에 침입할 때 접촉하는 단백질 부위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슷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세계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공포 그 자체다. 하지만 이를 막는 방법이 마스크 쓰기와 손 자주 씻기 밖에 없다니 무력감마저 든다. 더군다나 치료제가 없어 속수무책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보면 신약 개발의 당위성이 더욱더 크게 와 닿는다.


최근 신약 개발과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바이오=사기, 거품’이라는 식의 차가운 시선이 아쉽다. 국내에서 신약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눈에 보이는 성과가 드러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오죽하면 바이오는 꿈을 먹고 산다는 말까지 있을까.


ⓒ데일리안 이은정 기자 ⓒ데일리안 이은정 기자

그러나 인류를 위기로 몰아넣는 감염병이 3~5년이 멀다 하고 찾아오는 이때에 신약 개발 기업들의 노고를 깎아내려선 안 된다.


신약 하나가 나오기 위해서는 1만개 이상의 후보 물질을 검토해야 하고, 어렵게 찾은 후보 물질로 동물 시험과 사람 대상 임상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실패 확률이 높다. 시간도 10년이 넘게 걸리고 개발 비용도 평균 1조원에 달할 만큼 어려운 일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의 백신뿐만 아니라 치매, 암 등 인간이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한 질환들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일에는 더 많은 격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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