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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정당들, 교섭단체 구성 '눈치싸움'…공수처장 임명에 영향


입력 2020.04.20 13:17 수정 2020.04.20 14:46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미래한국당, 교섭단체 구성해 공수처장 추천위원 야당 몫 획득 검토

추천위원 야당 몫 2명 중 1명 親與 교섭단체서 가져갈 경우 견제수단 無

명분·실리 놓고 여야 고심…민주당·시민당 합당 놓고 이견 표출도

미래한국당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있어…조급히 결정하지 않을 것"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개표가 진행된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선거상황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시민당 이종걸, 우희종 상임선대위원장이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개표가 진행된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선거상황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시민당 이종걸, 우희종 상임선대위원장이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거대 양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들이 총선을 마치고 모(母)정당과 합당을 할지, 자체적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이들의 결정이 차기 국회에서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임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합당을 놓고 이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공수처장 인선과 관련한 규정 때문이다.


공수처법을 살펴보면 공수처장은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공수처장 추천위원회'에서 후보자를 선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방식으로 선출된다. 후보자는 7명의 추천위원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추천위를 통과할 수 있다.


문제는 국회 몫의 추천위원 4명 중 여당 몫이 2명, 야당 몫이 2명이라는 점이다. 미래통합당은 야당 몫의 2명 중 1명을 범여권 정당에서 가져갈 경우, 정권의 입맛에 맞는 공수처장 선출을 견제할 힘이 사실상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한국당이 자체적으로 제3의 교섭단체를 구성해 야당 몫 2명의 추천권을 모두 가져가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도 이에 대한 맞불의 의미로 더불어시민당을 교섭단체로 만드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다만 더불어시민당 입장에서는 비례대표용 정당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으며, 총선을 마치면 당을 해체하고 각자의 당으로 돌아가겠다고 한 공약을 정면으로 파기하는 모양새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일 민주당과 시민당 양 당 지도부 사이의 이견이 감지되기도 했다. 우희종 시민당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의 존재 이유인 적폐청산, 검찰개혁을 위해서라면 '총선 후 해체'로 돼 있는 당규 변경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공수처법에 대한 마무리를 생각해서 당의 존속을 결정한다면, (공수처장 추천위원 임명 등) 구체적인 걸 고려하면서 풀어가야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복수의 교섭단체를 구성하려 하는 등 국민의 뜻을 벗어난 경우에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초 예정대로 시민당을 해체하고 민주당과 합당 수순을 밟는 것이 옳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일단은 가능성을 폭넓게 열어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며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상황을 지켜보며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오후 국회 본청 로덴더홀 계단에서 열린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나라살리기’ ‘경제살리기’ 공동선언식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양당 선대위 관계자들이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1일 오후 국회 본청 로덴더홀 계단에서 열린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나라살리기’ ‘경제살리기’ 공동선언식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양당 선대위 관계자들이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한국당은 공개적으로 별도 교섭단체 구성의 가능성을 숨기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원유철 대표는 "교섭단체 구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21대 국회 개원 전) 조급하게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통합당이 총선 참패 이후 아직 확실한 향후 행보를 결정하지 못한 만큼, 교섭단체 구성 여부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는 당내에서 일단 후순위로 밀릴 전망이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공수처장 추천위원 건 뿐만 아니라 정당보조금 및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배분 등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가져올 수 있는 혜택이 많다. 우리로서는 매력적인 카드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다만 당원들과 국민들의 눈높이에 어긋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숙의와 고민을 통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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