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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퇴 가한 철인3종협회, 이젠 철퇴 맞을 차례


입력 2020.07.07 06:00 수정 2020.10.07 18:3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스포츠공정위, 가해 혐의자 김규봉 감독-장윤정 선수 ‘영구제명’

지난 2월 최숙현 신고 받고도 ‘전화 한 통’으로 정리한 협회도 큰 책임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고 최숙현 선수를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가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장윤정 주장이 영구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김 감독과 주장 장윤정을 영구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경주시청 출신의 최숙현 선수 동료 선수 2명은 평창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 미래통합당 이용 국회의원과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장 선배’ 장윤정을 처벌 1순위로 지목한 바 있다.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 받은 김 모 선수는 자격 정지 10년 징계를 받았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징계 혐의자 3명에게 신속하게 징계 내용을 전달할 방침인데 이들은 징계안을 받은 날로부터 일주일 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팀 닥터는 협회 소속이 아니라 이번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변명이 길었나’ 피해자들 주장과 상반된 소명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은 채 공정위에 출석한 김 감독은 2시간 가까이 소명했고, 장 선수와 김 선수는 1시간 내외 입장을 밝혔지만 중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오후 4시에 시작해 밤 11시가 되어서야 종료된 공정위는 최고 수위의 철퇴를 가했다. 영구 제명이 결정된 김 감독과 장 선수는 향후 대한철인3종협회가 주관하는 어떠한 대회에도 참가할 수 없다.


공정위는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 징계혐의자들의 소명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안타깝게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선수의 진술뿐만 아니라 그와 일치하는 다른 진술, 여러 증거들을 놓고 볼 때 혐의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고 징계 사유를 설명했다.


회의가 길어진 것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확보한 진술과 녹취록, 영상 자료들과 징계 혐의자들의 진술이 매우 상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혐의자들의 주장과 피해자들의 주장과 상반됐다는 것은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질의 때처럼 전면 부인했다는 의미다.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철퇴를 가한 대한철인3종협회는 이제 철퇴를 맞을 차례가 됐다.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는 지난 4월 신고를 받고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고, 이보다 앞선 지난 2월 최숙현 선수의 신고를 받은 대한철인3종협회는 경주시청 김 감독에게 전화 한 통 걸어 감독의 말만 듣고 사건을 가볍게 다뤘다. 명백히 매뉴얼에 어긋나는 처리다.


대한철인3종협회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지만 국민적 공분을 의식한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가하는 철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단 협회뿐만 아니다. 체육인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관리감독 기관과 경기단체연맹의 기능이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 반응까지 일어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행·폭언에 대해 신고를 하고 조사를 독촉했지만 하염없이 시간만 끌었다.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등 어느 곳에서도 최숙현 선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며 “체육인 출신으로서 분노를 느낀다”며 ‘최숙현법’을 발의해 경기단체 시스템 개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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