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무슨 말 해도 비판"…청와대가 '간호사 논란' 대응 자제하는 까닭


입력 2020.09.04 12:33 수정 2020.09.04 13:13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여론 자극 우려한 듯…고민정 "기사 쏟아질 것 너무 보여"

문대통령 페북 댓글 4만개 돌파…'대통령 책임론' 여전

청와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간호사 격려 메시지를 두고 불거진 '편가르기' 논란이 이제는 글 작성 주체와 관련한 '책임 회피' 논란으로 옮겨 붙었다. 청와대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야당의 공세에도 일절 대응하지 않으면서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청와대가 나섰다가 논란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정치적 목적을 담은 게 아닌 단순한 '격려 메시지' 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SNS에 메시지를 게재했을 당시만 해도 정부와 의료계 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의료계의 '심기'를 건드릴 내용을 굳이 발신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부에서는 해당 글을 작성한 기획비서관실의 정교함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새어 나오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 적잖은 당혹스러움이 읽히지만,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째인 4일에도 '공식 입장'을 따로 내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다양한 주제로 일파만파하는 상황에서 무슨 입장을 내더라도 비판에 직면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했다.


글 작성 주체와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SNS) 운영자가 있어서 그 사람이 쓰는 게 맞다고 하면 '대필이네' 하면서 비판이 있을 것이고, 또 대통령이 다 직접 쓰신다고 하면 그럼 그 발언에 대해 '직접 사과하셔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비판이 있을 것"이라며 "분명히 (비판) 기사들이 쏟아질 것이 너무 보인다"고 했다.


그간 청와대가 문 대통령, 청와대에 부정적인 언론 보도·논란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온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청와대는 최근 김조원 전 민정수석의 '뒤끝 퇴직' 논란과 관련해서도 공식 브리핑을 통해 "김 전 수석은 늦게까지 청와대에서 현안 업무를 마무리하고 대통령께 인사를 드리고 청와대를 떠났다. 단톡방에도 정중하게 인사말을 남기고 퇴장했다"며 해명했다. 청와대는 여러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정정 보도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등 강력한 대응 방침을 취해왔다.


문 대통령의 관련 SNS 글에는 이날 기준 4만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 발(發) '대통령 책임론'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직접 안 쓴다 해도 대통령이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면서 최종 결과물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본인이 쓰지도 않고, 고치지도 않고, 결국은 문제되니까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참모에게 덮어 씌우는 건 좋은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