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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미래에 현금 쌓기…은행 예금 두달새 9조원 늘었다


입력 2020.10.08 06:00 수정 2020.10.07 14:57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지난 3월 이후 넉 달 연속 감소하더니 8월부턴 증가세로 전환

법인 중심 대기성 자금↑…카겜 등 공모주 청약 환불금 유입도

코로나19 장기화 우려 등으로 최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크게 늘어났다.ⓒ데일리안

최근 두 달간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9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법인(기업)을 중심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카카오게임즈(카겜) 등 공모주 청약 환불금의 일부가 은행 정기예금으로 흘러 들어온 영향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635조79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628조6202억원) 대비 7조1762억원 증가한 규모이고 지난해 10월 이후 월별 기준 최대 증가폭이다. 8월에는 7월(627조6655억원)보다 9547억원 늘었다.


초저금리 기조로 예금 이자율이 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와 빚투(빚내서 투자)·패닉바잉(공황구매)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은행 정기예금이 지난 3월 이후부터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3월 652조3277억원을 기록한 뒤 넉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달 대비 감소폭은 4월 2조7079억원에서 5월 5조8499억원으로 확대됐고 6월에는 10조6785억원이나 빠져나갔다. 7월엔 5조4259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런데 8월부터 정기예금 잔액이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두 달 연속 9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0.50%까지 인하하면서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0%대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 재확산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만약에 사태를 대비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개인보다는 기업을 중심으로 정기예금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3곳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기업 정기예금 잔액은 9월 231조4204억원으로 8월(224조9087억원) 보다 6조5117억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정기예금은 134조1105억원에서 133조5365억원으로 5740억원 줄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2020년 8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0.81%로 7월(0.82%)보다 0.01%포인트 낮아졌다. 6월(0.89%) 이후 석 달 연속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저축성 수신금리 가운데 순수저축성 예금은 7월 0.81%에서 8월 0.80%로 0.01%포인트 떨어졌고 시장형 금융상품 역시 같은 기간 0.87%에서 0.85%로 0.02%포인트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인을 중심으로 대기성 자금이 유입되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청약 후 환불금 등의 일부가 정기예금으로 들어온 영향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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