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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원조 연기돌' 에릭이 문정혁이 될 때


입력 2020.11.06 10:04 수정 2020.11.06 10:0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문정혁은 신화의 리더 에릭이자 배우로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연기돌의 원조다. 현재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연기를 겸업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1997년 에릭으로 데뷔해 2003년 '나는 달린다'의 출연 배우 문정혁으로 이름을 알리는 길은 험난했다.


'나는 달린다'를 시작으로, '불새'까지 문정혁은 아이돌이 연기를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과 배우들과 비교해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겁먹지 않고 계속해서 작품활동을 해나갔다. 온몸으로 부딪쳤던 연기는, 나날히 발전했다. '신입사원'의 강호로 분했을 때는 1020 세대를 넘어 중장년까지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케세라세라'에서는 뻔뻔하지만 저돌적이고, 그래서 매력있는 강태주로 분해, 지금까지 작품 중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는 평을 들었다. '케세라세라'가 지금의 로코킹 문정혁의 초석을 다진 작품이었다면 '연애의 발견' '또 오해영'은 입지를 굳힌 드라마다.


'케세라세라'에서 호흡을 맞췄던 정유미와 다시 만난 '연애의 발견'은 사랑하고 있는 남녀 이야기가 아닌, 사랑을 끝낸 후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었다. 다시 떠올리기 싫은 악몽 속의 구 남친이란 존재를 매력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이끌어냈다. '또 오해영'은 문정혁의 인생작 경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배우로서 신뢰감을 높인 작품이다. 동명의 두 오해영과 사랑하는 남자 박도경 역으로 분해 우수에 찬 눈빛과 다년 간 다져온 깊이있는 감정 연기로 당시 여성 시청자들에게 많은 지지를 얻었다.


현재 그는 MBC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이제 전 남친, 현 남친도 아닌, 강아름(유인나 분)의 전 남편이자, 스파이이자, 여행 작가 전지훈을 연기 중이다. 강아름과 그의 현 남편 데릭 현(임주환 분)과 애정,사건사고로 엮이며 재미를 또 하나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스파이란 직업에 맞게 남들을 속이기 위해 자유자재로 자신들의 상황과 설정을 바꿔가는 장면들이 웃음 포인트다.이제 막 5회를 마쳐, 앞으로 어떤 에피소드들로 전지훈의 매력이 드러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문정혁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언젠가 나 자신을 떳떳한 배우로 소개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신화 못지 않게 배우로 활동해온 세월도 짧지 않다. 이제는 떳떳하게 스스로 배우라고 소개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을까. 무대 위의 신화의 에릭과 작품에서 다양한 변신을 하는 문정혁의 간극이 넓어질 수록 시청자는 즐겁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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