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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결혼·육아 경험 완벽 활용 …박하선의 제2의 전성기


입력 2020.11.21 02:00 수정 2020.11.20 23:2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산후조리원에서 아기 기저귀의 똥 냄새에 환호하고, 엘리베이터에 오줌을 싸고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 청순한 얼굴로 사랑을 속삭일 때보다 더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산후조리원' 속 박하선의 연기다.


박하선은 tvN '산후조리원'에서 쌍둥이 남자 아이를 24개월 완모(완전모유)를 끝내고 진통 끝에 딸을 자연분만한, 산후조리원의 서열 1위 오은정 역으로 다시 한 번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극중 오은정은 골프 선수 남편과 재력, 미모를 갖춘 설정으로 산후조리원 산모들의 찬양을 받는 모습이 과장되게 설정됐다. 얄밉고 우스꽝스러워보일 수 있는 캐릭터지만 박하선은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코믹한 표정과 대사 톤으로 제 옷을 입은 것 처럼 표현하고 있다.


박하선의 코믹 연기는 처음이 아니다. 박하선의 이름과 얼굴을 제대로 각인 시킨 작품 2011년 MBC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에서도 코믹한 연기로 사랑 받았다.


평소에는 남들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 넘치는 캐릭터 '박하선' 역을 맡아 분노를 자주 조절하지 못해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음정 박자를 다 무시하며 노래를 불러 외모가 주는 선입견을 단 번에 뒤집었다. 박하선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짤로 생성돼 아직까지 온라인에서 사용된다. 순정 만화에서 나올 것 같은 청초한 여배우가, 코믹한 연기도 거침없이 해내자 호감 배우가 된 것이다.


이후 '투윅스' '쓰리데이즈' '혼술남녀' 등 멜로부터 장르물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2016년 배우 류수영과 결혼 후 출산을 하면서 잠시 배우 활동을 중단했다.


2019년 박하선은 결혼 후 첫 복귀작을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들'로 선택했다. '평일, 세시의 연인들'은 금기된 사랑인 불륜으로 인해 혹독한 홍역을 겪는 어른들의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결혼을 기점으로, 작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걸 확인시켰다.


박하선은 스스로 '결혼'이란 경험이 배우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고백했다. 그는 "주부의 이야기라 공감이 갔고 내 인생의 연장선 같았다. 메이크업도 잘 안하고 평범하게 출연한다. 다들 이렇게 살지 않나"라면서 결혼을 통해 얻은 감정들을 연기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아내로서의 감정을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들'로 아슬아슬하게 내보였다면, '산후조리원'에서는 출산, 육아의 경험을 적극 활용한다. '산후조리원'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자신이 산후조리원에서 느꼈던 바를 털어놓으며 "왜 출산할 때의 아픔만 이야기하고 산후조리원에서의 힘든 점을 알려주지 않나 생각 했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통해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박하선은 21일 공개되는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며느라기'에서 시월드에 갓 입성한 민사린 역으로 대중과 만난다. '며느라기'는 요즘 시대 평범한 며느리가 시월드에 입성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로, 박하선은 수신지 작가의 웹툰 원작 민사린과 똑같은 헤어스타일링을 고집하며 캐릭터 분석에 열정을 쏟았다. 만화적이고 몰입감을 떨어뜨릴 수 있는 헤어스타일링이지만, 박하선은 네 번의 도전 끝에 현재의 민사린 비주얼을 완성할 수 있었다.


아내, 엄마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던 박하선은 이제 '며느라기'를 통해 며느리로서 겪는 공감과 고충을 시청자들에게 즐겁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은 청순한 얼굴은 여전하지만 연기 스펙트럼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어, 박하선의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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