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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 사장, 내년 '배터리 톱3' 가속페달 밟는다


입력 2020.12.03 15:17 수정 2020.12.03 15:19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배터리·소재 사업 성장 가속…그린밸런스2030 실행↑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 발맞춰 신규 사업 발굴 나설 듯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은 숙제…합의 방향 나올까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5월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내년에도 SK그룹의 에너지·화학 부문을 총괄한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및 소재사업 확장을 이끌 중임을 부여받았다.


SK이노는 배터리 투자 확대 뿐 아니라 배터리 서비스 플랫폼인 BaaS를 구축, 친환경 배터리 밸류체인을 조성하고 있다. 내년에는 코로나 위기 극복은 물론, 친환경 중심의 신성장 사업을 강력히 추진해 '그린밸런스2030'을 완성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3일 오전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최종 협의했다고 밝혔다. 에너지·화학 계열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김준 총괄사장이 자리를 지킨다.


김 사장은 SK이노가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린밸런스2030'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그룹 내에서도 환경 부문을 전반적으로 이끌 방침이다.


이날 김 사장은 CEO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신설된 거버넌스위원회에서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앞으로 그는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 관련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김준 사장은 내년에도 배터리, 소재 등 SK이노 투자에 집중한다. 실제 그는 2017년 3월 총괄 사장으로 취임한 이래 배터리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이노는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톱3’까지 올려놓겠다는 목표 하에 생산설비, 기술력,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다양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특히 SK이노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후발주자임에도 불구, 가장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중국, 헝가리 등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옌청, 미국 조지아, 헝가리 코마롬 등에 배터리 생산공장의 추가 증설을 단행, 글로벌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해외 완성차 업체들로부터의 수주도 본격화되면서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가 나고 있다. SK이노는 2019년 19.7GWh(기가와트시)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3년까지 71GWh로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능력ⓒSK이노베이션

소재 사업의 핵심인 LiBS(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생산능력도 동반 확대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수요증가를 현지에서 대응하기 위해 한국(5억3000만㎡)을 비롯해 2023년 1분기까지 중국(6억8000만㎡)과 폴란드(6억8000만㎡)에 각각 글로벌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중국과 폴란드 외에도 추가 글로벌 생산시설을 확충해 2025년까지 연 25억㎡ 이상의 생산 능력으로 시장 점유율 30%의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 기술리더십을 강화, 경쟁사와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벌려 나가는 데도 힘쓰고 있다.


세계 최초로 1회 충전에 500km 주행을 가능케 하는 차세대 배터리 핵심 기술인 ‘NCM 9 1/2 1/2’(니켈-코발트-망간 비율 ‘90%-5%-5%’에, 에너지 밀도 최소 670Wh/l 이상의 배터리 양극재를 쓰는 방식)를 조기 상용화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배터리를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그는 배터리를 전기차 업체에 공급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들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이른바 ‘BaaS 전략(battery as a Service·배터리를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드는 전략)’을 내놨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렌탈 혹은 리스로 공급해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생애주기가 끝나면 회수해 재사용하는 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보통 8년의 보증기간이 끝나면 본래 성능의 30%가량은 소진되지만 70%가량은 유지되는데, 이를 ESS(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와 연계해 재사용하는 방안이다.


이 방식이 현실화될 경우 밸류체인에서 배터리를 전기차 단일 용도로 판매하면서 마진을 얻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공급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이 같은 친환경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으로 SK이노베이션의 궁극적인 목표인 ‘그린 밸런스 2030’ 달성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준 사장은 “친환경 사업의 투자확대에 그치지 않고 배터리 생산부터 수리·재활용까지 생각하는 가치 사슬을 만들어 전기 운송수단(e-Mobility) 솔루션 제공자로 성장해나가겠다”며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과 연계해 종합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2년 가까이 끌어오고 있는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은 풀어야 할 숙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판결에 앞서 양사가 합의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합의금 규모 이견이 커 결국 소송 결과를 맞이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에 어느 한 쪽이 승기를 잡는다 하더라도 두 기업 모두 조 단위 배터리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한 합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합의에 나서게 될 경우 합의금 액수와 납입 방법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김준 사장은 배터리 성장을 위한 '소송 리스크'를 조속히 제거함과 동시에 글로벌 배터리 역량 제고를 위한 대내외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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