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AP 구매대금 급증…3분기에만 4조5천억 규모
스마트폰 원가경쟁력 제고 및 시스템LSI 안정적 성장 도모
삼성전자가 신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100’을 통해 높아진 퀄컴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지 기대가 높다.
한 동안 갤럭시S 시리즈를 비롯한 플래그십 모델에 스냅드래곤만을 탑재하며 무선사업부 수익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엑시노스2100의 성공을 바탕으로 AP에 사용되는 비용을 크게 줄이고 나노 공정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다져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 3분기 퀄컴과 미디어텍에 AP 구매료로 지불한 돈은 4조5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 2018년에도 AP구매 대금이 2조원대에 머무른 것을 감안하면 최근 3년 사이 2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미디어텍 AP를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금 대부분은 퀄컴 스냅드래곤 구매에 사용됐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통상 플래그십 모델에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지역에 따라 채택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 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갤럭시S20과 노트20, Z폴드2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전 라인업에 퀄컴 스냅드래곤만 적용했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엑시노스를 완전히 배제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추측이 쏟아졌다.
업계에서는 엑시노스 부활이 삼성전자 무선 사업부의 수익성을 증대시키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엑시노스 2100은 5세대(5G) 이동통신 모뎀까지 포함한 시스템온칩(SoC)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5나노미터(nm) 공정을 이용한다. 다음달 29일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에 탑재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엑시노스는 완전히 배제됐다”며 “이는 퀄컴 스냅드래곤 대비 부족한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던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AP 수급을 글로벌 기업에만 의존하게 되면 원가 경쟁력 확보에도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차세대 AP가 성능 면에서 상당한 개선이 이뤄진다면 이같은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엑시노스의 흥행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에 치중된 구조를 탈피해 AP와 같은 비메모리 쪽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메모리에만 치중된 사업구조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엑시노스 시리즈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생산되는데 해당 부서는 최근 다양한 부품의 내제화를 통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한편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내달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갤럭시S21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이후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22일부터 28일까지 사전개통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