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기준에 따른 차별 발생으로 형평성 논란
일부 자영업자 소외 등 문제
정부가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한 가운데 일정한 기준을 두면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매출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구분하는 것은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며, ‘전국민 보편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9일 정부가 발표한 3차 재난지원금 대상에 식당과 카페 업종이 포함됐다. 두 업종 종사자에게는 집합 제한업종으로 지정돼 영업에 차질을 빚은 데 따른 피해금액과 임대료 경감비용 등 현금 200만원이 지급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
다만 지원 조건은 충족해야 한다. 정부가 정한 지원 대상 소상공인은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줄어들고, 연 매출이 4억원 이하인 경우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업계 등 일부 자영업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업계 특성상 매출이 크지만 이윤은 낮기 때문이다. 명목적으로는 지원 대상이지만, 조건에서 탈락해 지원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업종이 바로 편의점이다. 대부분 편의점은 담배를 취급하고 있어 매출 6억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다. 담배가 편의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다. 그러나 담배는 세금 비중이 90%에 육박해 실질적으로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품목으로 꼽힌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담배의 경우 가격은 비싼데 마진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점주들이 담배 매출은 빼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앞서 대부분의 점주들이 같은 이유로 2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도 제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비해 매출 감소폭이 적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고 집 근처에 위치해 있어 물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이 크게 부각되면서 큰 어려움은 비켜갔다는 해석이 컸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관광지와 공항, 대학가 등 특수상권에 위치한 점포를 중심으로 매출 부진이 심화됐다. 유동인구 감소와 학교 개학 연기, 국내외 여행 급감 등으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 했다.
업계는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배달 서비스를 도입, 반짝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매출 비중이 적어 의미있는 실적으로는 연결되지는 못했다. 전체적인 유동인구 감소로 매출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모(30대·여)씨는 “매출만 놓고 보면 장사가 엄청 잘 되는 것처럼 보일수 있는데, 그중에 60~70%가 담배 매출이고, 실상 세금만 더 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편의점은 포스 시스템으로 하기 때문에 단 돈 100원 조차 탈세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담배가 미끼상품으로 작용한다고 하는데, 담배만 사가는 손님이 더 많다. 옛날처럼 담배만 사고 카드 내밀기 미안한 시절이 아니기 때문이다”며 “특히 요즘엔 한 집 건너 한 집이 편의점이기 때문에 매출을 서로 나눠먹는 구조여서 더욱 힘들다”고 덧붙였다.
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은 “재난지원금 같은 경우 매출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매출이 높다고 해서 영업이익도 높은 것이 아닌데 이런 현실을 간과했다”며 “실제 해당 기준으로 인해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점주도 수두룩 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집합금지 업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역시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기존보다 50만~100만원 늘리기로 했지만, 한 달치 월세도 되지 않아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누기’ 라는 것이다.
경기도 평택에서 노래주점을 운영하는 노모(50대·여)씨는 “2차 지원금 대비 100만원 정도 올려주긴 했지만 이번에도 벌써 한 달 반이나 쉬었는데, 300만원 이면 월세도 안 나오는 금액이다”며 “실질적으로 건물주한테나 도움이 되지, 내 생활에 보탬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사람들은 술 장사하면 ‘돈 많이 벌겠네’라고 생각하지만 세금 내다 끝이난다”며 “월세로 시작해 월세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대출도 막힌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이라도 준다고 하니 감사히 받겠지만, 그 다음 달이 또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