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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연임②] ‘이기흥 회장님 들리시나요?’ 상생 바라는 목소리


입력 2021.02.01 10:44 수정 2021.02.01 10:45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최숙현 사태 등 고질적인 인권 문제 해결 앞장서야

문체부와 손 맞잡고 상생 위한 정책 마련도 기대

이기흥 회장(왼쪽)과 박양우 문체부 장관.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앞으로 4년간 ‘한국 스포츠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이어간다.


이기흥 회장은 지난달 18일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효투표 1974표 중 가장 많은 915표(46.35%)를 받으며 당선을 확정 지은 바 있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상 첫 온라인으로 투표가 실시됐음에도 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90.97%에 이를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기흥 회장은 투표인단 절반에 가까운 표를 받음과 동시에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그만큼 체육계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물론 개선해야 할 점이 수두룩하다는 투표인단의 뜻이 반영된 결과였다.


이기흥 회장의 당선이 확정된 뒤 체육계 각계각층에서는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하며 축하의 메시지와 함께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내는 부분은 다름 아닌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과 체육인들의 인권 향상이다.


먼저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은 “체육계 현안 해결과 체육인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 정부 및 정치권과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해나갈 것을 믿는다”며 “‘체육계 목소리’의 전달자이자 수행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고, 정부의 체육정책을 원활하게 이행함으로써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주기를 기원했다.


이상훈 체육회 노조위원장은 “마침 문화체육관광부의 장관도 교체가 된다. 신임 장관과 이기흥 회장이 그동안 평행선을 그렸던 체육 관련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현안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폭력으로 얼룩진 스포츠인들의 인권 향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지난해 최숙현 선수 사태에서 보듯 윤리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음지가 있다는 게 드러났다. 이기흥 회장도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고 더 이상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훈 위원장은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 정책에 대해서도 슬기로운 해결방안이 나올 것을 기대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는 두 단체의 분리를 주장하고,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체육계는 반대의 입장이다. 아마도 이번 임기에서도 이 부분이 첨예한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체육인들의 뜻은 이 회장이 재선된 결과로 나타났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 뉴시스

한국스포츠연구원은 스포츠 혁신을 위한 ‘상생’을 강조했다. 이는 정부 부처인 문체부와의 긴밀한 소통을 의미했다.


스포츠연구원은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국민들의 행복과 복지증진이라는 슬로건 아래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기관이 서로 다른 행보를 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상반된 정책을 펼침에 따라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스포츠 상생에 혼란이 가중됐다. 스포츠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포츠연구원은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 꼬집었다.


지난해 문체부가 구성했던 ‘스포츠 혁신위’는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기 중 주중 대회 폐지 및 주말대회 개최, 합숙소 폐지, 소년체전 폐지 등의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체육인들도 취지와 방향에 대해 공감을 했지만 오히려 주말 휴식권과 선수들의 훈련 자유권이 보장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에도 문제가 있었다. 체육회는 지난 2016년 스포츠 선진화를 목적으로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통합했으나 5년이 흐른 현재 융합되지 못한 채 여전히 각자의 길을 간다고 스포츠연구원은 지적했다.


따라서 스포츠연구원은 이기흥 회장과 황희 문체부 장관 내정자가 머리를 맞대 소통하고 엘리트, 생활, 학교 체육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도 제시됐다. △전문 체육의 경우, 다양한 종목의 운동부 창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소년 및 전국체전을 통해 재능 있는 선수들이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제공, △생활체육의 경우, 통합리그 승강제를 도입하고 교류전, 스포츠 플랫폼 활용을 통한 공공스포츠클럽을 확대 운영, △학교 체육의 경우, 클럽형 방과후 학교를 운영해 체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 등이다.


체육계에서는 체육회와 정부의 상생을 요구한다. ⓒ 뉴시스

경기단체 연합회 역시 이제는 이기흥 회장이 앞으로 4년간 정부 기관인 문체부와 함께 손을 맞잡을 것을 강조했다.


연합회 측은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대해 “체육인들의 뜻을 우선적으로 반영한 후보자가 당선되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체육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이들에 대한 체육인들의 반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기흥 회장이 이끄는 체육회와 문체부가 반목과 갈등의 평행선이 없도록 조금만 눈높이와 욕심을 낮춘다면 상생의 마중물이 형성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기흥 회장은 코로나19라는 천재지변과 다름없는 재앙에 대해서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의무도 떠안고 있다.


특히 지난 1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체육인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고, 급기야 생계가 곤란해지는 상황까지 이르면서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재원 마련을 위한 해결책으로 스포츠토토 기금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자리 확충도 이기흥 회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측은 “국가대표 선수조차 은퇴 후의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느라 운동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최소한의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게 체육복지의 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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