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갤럭시S21 조기 출시 효과로 4조 넘겨
TV·가전, 억눌린 집콕 수요 지속으로 1조 육박
반도체 난관 속에서도 선방...위력은 다소 감소
삼성전자가 1분기 반도체 선방 속 가전과 모바일 성과로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기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부진이 예상됐던 반도체가 메모리 수요와 판가 상승으로 선방한 가운데 스마트폰 신제품 조치 출시 효과와 집콕으로 인한 가전 수요가 위력을 발휘했다.
삼성전자는 7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8조 후반대에 형성됐던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으로 매출은 65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3분기(66조96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는 전년동기(매출 55조3300억원·영업이익 6조4500억원) 대비 매출은 17.48%, 영업이익은 44.19% 증가한 것이다. 전분기(매출 61조5500억원·영업이익 9조500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5.61%, 영업이익은 2.76% 늘어났다.
이날은 잠정 실적 발표로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 수치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깜짝 실적은 스마트폰의 조기 출시와 가전의 보복소비 수요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반도체가 선방에도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했던 상황을 완제품이 메운 것이다.
스마트폰은 예년과 달리 플래그십 신제품 ‘갤럭시S21’ 출시 시기를 3월에서 1월로 앞당기는 초강수가 위력을 발휘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S21은 출시 57일 만인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다.
여기에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 판매도 호조를 보이면서 1분기 회사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당초 전망치보다 많은 7500만∼7600만대로 추정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갤럭시 버즈 등 웨어러블 제품의 판매 증가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이에 스마트폰이 주력인 IT모바일(IM)부문의 예상 영업이익은 4조2000억~4조4000억원(증권가 추정치)으로 전년동기(2조6500억원)는 물론, 지난 2018년 1분기(3조7700억원)을 뛰어넘는 호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4조4500억원) 이후 2분기만에 다시 4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TV와 가전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가 지속된 것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QLED TV에 이어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네오(Neo) QLED' 출시로 수익성 추가 개선 여지가 커진데다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해외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실적 기여도를 높였다.
증권가에서 TV와 가전이 주력인 소비자가전(CE)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8000억~9000억원대로 1조원에 근접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반도체도 많은 난관 속에서도 선방했지만 전년동기와 전분기에는 다소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그동안 반도체가 회사 전체 실적 성장을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비중이 다소 약해진 모습이다.
연초부터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수요가 증가했고 가격도 상승했지만 효과는 제한됐다. D램 등 메모리반도체는 기업고객들을 대상으로 고정가격(기업간 거래가격) 기준으로 6개월 이상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어 가격 상승이 바로 실적치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이에 1분기에 새로 체결된 신규 계약이나 스팟(SPOT·실시간)가격으로 이뤄지는 물량에만 긍정적 효과가 국한돼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극자외선(EUV) 등 공정개선 전환으로 인한 비용 증가도 수익성 약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가동 중단도 타격을 받았다. 현지 한파로 인한 전력공급 중단으로 재가동을 통한 정상화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되면서 지연되면서 매출 기준으로 3000억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수익성도 감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불거진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도 삼성전자가 비중이 작은 차량용 반도체 중심이어서 호재가 되지는 못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반도체사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6000억∼3조8000억원 정도로 전년동기(4조1200억원)는 물론 환율(원화 강세) 영향이 컸던 전 분기(3조8500억원)에도 못미친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실적을 주도해 온 반도체가 선방에도 불구하고 비중이 다소 약화된 가운데 스마트폰과 TV 등 완제품이 공백이 메우며 어닝 서프라이즈로 이어졌다”며 “2분기부터는 반도체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실적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