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가 개최를 약 한 달여 앞두고 있다. 제78회 칸 영화제는 오는 5월 13일부터 24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2년 연속 경쟁 부문이 실패한 한국영화들이 칸의 부름을 다시 기다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조직위원회는 올해 칸 영화제 초청작을 발표한다.
먼저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이 출품됐다. 영화는 살아있는 기적이라 불리는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의 아들 임동환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을 발견한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다룬다. 20여 명의 핵심 스태프들과 약 3주간 밀도 있는 촬영을 거쳐 완성됐으며, 박정민을 비롯해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앞서 연상호 감독은 '돼지의 왕'으로 2012년 감독 주간, '부산행'으로 2016년 미드나잇 스크리닝', '반도'로 2020년 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김병우 감독의 '전지적 독자 시점'과 김미조 감독의 '경주기행'도 칸에 출품됐다.
'전지적 독자 시점' 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다.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블랙핑크 지수가 출연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7월 여름 시장을 노리고 있다.
'경주기행'은 막내 딸 경주를 살해한 범인의 출소 날, 복수를 위해 경주로 떠난 네 모녀의 특별한 가족 여행기다.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이 주연을 맡았으며 지난해 8월 크랭크업 했다.
다만 이 작품들이 초청을 받는다면 경쟁 부문보다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주목할 만한 시선 등 비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칸 영화제 경쟁 유력 후보로 초청 받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현재 후반 작업 중으로 아직 칸에 출품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올해 역시 한국영화가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3년 연속 본선 진출 실패라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영화계는 신인감독 발굴과 새로운 작가주의 흐름이 뚜렷하게 세대교체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중견 감독 중심의 기획 개발도 OTT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국제영화제 경쟁작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투자 위축과 제작 일정 불확실성이 겹치며, 다양한 장르와 실험적 서사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가로막히는 경색된 제작 환경도 문제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