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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의 인상팍!] 손흥민 안 뽑아서?… 박지성·기성용 벌써 잊었나


입력 2021.08.07 07:00 수정 2021.08.06 20:30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메달 실패에 손흥민 미발탁 책임론 부각

혹사 우려해 손흥민 뽑지 않았던 김학범 감독 향한 비난 여론

30대 초반 이른 나이에 대표팀 은퇴한 박지성과 기성용 사례 돌아봐야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3-6으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뉴시스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탈락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남긴 올림픽대표팀의 수장 김학범 감독의 선수 차출과 기용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학범호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8강전에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에 3-6으로 덜미를 잡히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가 좋지 않다보니 이곳저곳에서 아쉬운 소리가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와일드카드로 왜 손흥민을 선발하지 않았냐고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을 설득해 올림픽 출전을 허락받았지만 김학범 감독은 끝내 그를 선발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우리가 보호하고 아끼고 사랑해줘야 할 선수”라며 혹사를 걱정했다.


실제 손흥민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매 시즌 부상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 여기에 A대표팀에서는 주장과 에이스 역할을 맡은 대체불가 선수다. 대표팀 합류를 위해 그는 매번 장거리 여행을 마다하지 않고 한국과 영국을 오가고 있다.


김학범호의 올림픽 메달 못지않게 벤투호의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향한 여정도 중요하다. 당장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A대표팀은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치른다. 손흥민이 올림픽에 나갔다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A대표팀에 합류해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 확보를 위해 힘을 실어야 한다.


김학범 감독을 들어올리는 손흥민. ⓒ 연합뉴스

특히 손흥민을 포함한 유럽파들은 최종예선을 소화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가 다시 중동으로 이동해야 하는 혹독한 일정을 주기적으로 반복해야 한다.


빡빡한 리그 일정에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까지 차례로 합류한다면 아무리 체력 관리를 잘한다 해도 몸에 이상이 올 수밖에 없다. 김학범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우려해 손흥민을 발탁하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의 선택은 충분히 납득이 가능하다.


과거 EPL 무대서 활약하던 박지성과 기성용이 30대 초반의 이른 나이에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것도 이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 당시 박지성과 기성용이 대표팀서 은퇴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고, 또 미안해했다. 두 연령대 대표팀에서 활약할 정도로 혹사를 당한 손흥민의 대표팀 수명이 짧아진다면 그 때는 누가 책임 질 것인가.


스포츠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그래도 손흥민이 왔다면 메달을 목에 걸었을까. 정답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올림픽대표팀은 손흥민이 나선 2016 리우올림픽에서 약체로 평가 받은 온두라스에 발목이 잡히며 8강서 탈락했다. 그만큼 축구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축구가 손흥민 한 명으로 결과가 쉽게 바뀌는 종목이라면 현재 우리나라의 FIFA 랭킹은 39위가 아닌 최소 10위 안에는 들고도 남았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으로 모두가 손흥민의 혹사를 걱정하던 때 그는 최대한 오래 대표팀에서 뛰겠다고 약속했다.


그 때 손흥민이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게 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많은 축구인들의 몫이다. 소중할수록 더 아껴줄 필요가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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