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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뿔났다"…코스피 하락, 외인 공매도 탓?


입력 2021.08.17 13:26 수정 2021.08.17 13:27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외인 공매도 비중 77.4%

공매도 과열종목 총 28개

한투연 'K-스톱 운동' 예고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 홍보 버스.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외국인 공매도가 코스피지수 하락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수가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공매도 비중의 80%가 외국인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기관은 공매도 주체이면서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보고서를 내 개인투자자의 원성을 샀다. 시장에선 공매도에 대항해 주가를 띄우는 'K-스톱 운동'이 벌어질 조짐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2~13일) 코스피 전체 공매도 거래금액은 3조94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외국인 공매도 거래금액은 3조529억원으로 전체의 77.35%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개인(879억원)과 기관(8055억원)이 공매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22%, 20.41%에 불과했다.


외국인 공매도가 늘며 공매도 잔고도 불어났다. 지난달 말 8조136억원이었던 공매도 잔고는 11일 기준 8조3224억원으로 3.85%(3088억원) 증가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0.97%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8월 코스피 공매도 거래금액 투자 주체별 비율. ⓒ 데일리안 황인욱 기자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셀트리온으로 1조1580억원에 달한다. HMM과 LG디스플레이의 공매도 잔고도 각각 6663억원, 4946억원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많은 종목은 롯데관광개발(7.29%)과 LG디스플레이(6.25%), 신풍제약(4.24%)이었다. HMM의 공매도 잔고 비중도 4.09%를 차지했다.


반도체 수급 우려로 외국인 순매도 상위에 오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공매도 잔고는 되레 줄어들었다. 그러나 해당 종목에 대한 외국기관의 보고서가 투자자들의 분노를 샀다.


지난 11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메모리-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고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5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대폭 내렸다. D램 공급과잉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이후 SK하이닉스는 3거래일 간 9.78% 급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746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모건스탠리는 외국 기관 중 특히 공매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총 대비 공매도 잔고가 높은 상위 10종목의 잔고대량보유자 명단에 모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는 모건스탠리가 유일하다.

모건스탠리가 대량보유한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 ⓒ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 공매도의 영향력은 컸다. 이달 총 23종목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는데 모두 코스닥 종목이었다.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공매도 잔고 비중도 높았다. 신라젠은 공매도 잔고 비중이 7.18%나 됐고, 에이치엘비도 6.82%로 높았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 공매도에 대응해 'K-스톱 운동'을 예고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8월17일부터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를 공정하게 개혁할 때까지 또는 악질 공매도가 파산할 때까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공매도 전쟁을 모든 회원의 자율적 운동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K-스톱운동을 두고 금융당국이 규제를 고심하고 있는 만큼 실제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특정 종목 집중 매수에 대한 유의사항을 배포하며 형사 처벌을 언급하는 등 경고를 보냈다.


한투연은 K-스톱운동의 세부적인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변호사의 조언을 받아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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