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과잠(대학교 과 점퍼)을 입고 배달노동자에게 폭언을 쏟아내며 비하한 남성의 영상이 공개된 후 한 고려대생이 그의 신상을 추적해 직접 찾아냈다.
29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인 고려대 에브리타임 서울캠퍼스 자유게시판에는 "SBS 뉴스 속 폭언한 학생, 경영학과 B반이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영상 속 남성이 입은 과잠의 왼쪽 팔에 새겨진 문양이 한자 '날 비(飛)'로 추정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고려대 경영대학은 입학 정원이 320명, 5개의 반으로 나누어 운영된다. 이중 B반은 한자로는 날 비를 사용해 '단결飛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것. 이들이 입는 과잠 위에는 고려대의 영문명인 'KOREA'와 고려대를 상징하는 동물 '호랑이' 그림과 한자 날 비(飛)가 새겨져 있다.
에브리타임 고려대 서울캠 학생들은 "같은 고대생으로서 창피하다"며 해당 남성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해당 글이 올라온 이 커뮤니티는 학생임을 인증해야만 접속할 수 있다.
앞서 전날 SBS에 따르면 지난 17일 밤 배달노동자 A씨는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 남성 B씨와 함께 탑승했다. 그 때 누군가와 전화로 대화 중이던 B씨는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리며 이른바 '턱스크'상태로 통화를 이어갔다.
이에 A씨가 B씨에게 "저기 죄송한데 마스크 쓰고…"라며 마스크 착용을 정중히 부탁하자 갑자기 B씨는 흥분하며 "제대로 (마스크) 올리세요. 지금 감염되실 수 있으니까. 못 배운 XX가"라며 막말을 했다. 심지어 배달 중인 A씨를 따라가며 "그러니까 그 나이 처먹고 나서 배달이나 하지 XX XX야"라고 계속 소리도 질렀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B씨는 배달을 마치고 돌아가는 A씨에게 "일찍 죽겠다. 배달하다 비 오는데 차에"라며 저주를 퍼부었다.
B씨의 폭언 영상을 공개한 A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배달 중 여러 일을 겪어 봤지만 아들뻘 학생의 폭언은 큰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자식 때문에 참았다"며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는데 자괴감이 엄청 많이 들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