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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가상화폐까지 영향…잘 나가는 K콘텐츠, 발목 잡는 ‘가짜’들


입력 2021.11.04 14:03 수정 2021.11.04 13:5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아미코인, 하이브와 무관"...초상권 침해 법적대응

2400% 급등 '오징어게임' 코인, 5분 만에 0달러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케이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이끌자, 이들의 인기를 악용해 금전적 이득을 챙기려는 ‘가짜’들이 들끓고 있다.


ⓒ빅히트뮤직, 넷플릭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8월 발매한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를 자치한 것에 이어 ‘새비지 러브’ 리믹스, ‘라이프 고스 온’ ‘버터’ ‘퍼미션 투 댄스’ 그리고 최근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까지 총 6곡을 해당 차트의 정상에 올려놨다. 이중 발표 동시에 1위로 데뷔한 핫샷만 5곡이다.


이 같은 성적에 따른 방탄소년단의 경제효과는 올해만 6조원, 10년간 60조원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시장에서도 방탄소년단만큼 전 세계적으로 인기인 ‘오징어 게임’의 화력도 대단하다. 지난 9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공개 일주일이 지나기 전부터 전 세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것에 이어 4일(한국시간)까지 정상을 지키고 있다. SNS에는 해당 콘텐츠 속에 등장한 각종 놀이들을 체험하고, 인증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넷플릭스 내부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에 제작비로 2140만달러(약 253억원)를 투자해 약 9억달러(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명품 브랜드일수록 가품이 넘쳐나듯, 두 케이 콘텐츠의 인기가 ‘가짜’들의 등장에 역설적으로 증명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최근 ‘오징어 게임’과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아미) 이름을 딴 코인들이 등장하면서 거액을 끌어 모은 것이 그 예다.


‘아미’ 코인은 지난달 27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겟에 상장됐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을 평생 보살피는 게 발행 목적이라는 황당한 설명과 함께 방탄소년단 사진을 전면에 내세웠고 전체 물량의 50%는 방탄소년단의 몫이라고 광고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상장 첫날, 가격이 60배 넘게 오르더니 둘째 날에는 한때 130배 넘게 뛰었다.


일종의 사업계획서 개념인 제대로 된 백서도 갖추지 않은 채 방탄소년단이라는 브랜드와 팬클럽 이름만 내세워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상황이 심각해지자 소속사 하이브는 “아미코인은 하이브와 어떤 논의도 없이 발행됐다”며 가상화폐 홍보에 방탄소년단의 사진을 사용해 초상권을 침해한 데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오징어 게임’의 이름을 빌린 가상화폐 ‘스쿼드게임토큰’이 등장했다. 개발자들은 이 코인이 온라인판 ‘오징어 게임 프로젝트’ 참가비 등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고, 달고나 게임 등을 벌여 우승자가 참가자들이 낸 돈의 90%를 상금으로 받아간다고 설명했다. 이 코인은 지난 1일 하루 만에 2400% 가격이 폭등해 한화로 약 330만원 가량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5분 만에 가격이 0달러 대로 떨어졌다. 이 가상화폐 역시 ‘오징어 게임’의 제작사나 저작권자 넷플릭스와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단 이번 사례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방탄소년단의 화보를 제작한다며 한 투자자문회사 대표 A씨가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면서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기도 하고, 가짜 굿즈도 꾸준히 유통되고 있다. ‘오징어게임’도 관련 정보가 있는 것처럼 위장한 뒤 악성코드를 심어놓은 파일을 유포하고 가짜 굿즈 쇼핑몰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 콘텐츠 관계자는 “음악이나 드라마 등 케이 콘텐츠의 인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를 악용하는 사례는 더 많이 나올 것이다. 문제는 제작사나 소속사 나아가서는 정부에서까지 자국의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콘텐츠가 사기의 수단이 되지 못하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콘텐츠에 대한 보호에 힘써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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