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이재명 경제대통령?…RE100, 기축통화, SDR '자충수'


입력 2022.02.24 07:01 수정 2022.02.24 07:05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RE100을 아십니까" 논란 끝난지 언젠데

원화 SDR 편입을 기축통화국 자격으로 오인

'경제대통령 표방' 이 후보 지지율 영향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0일 오후 경기 안양시 안양중앙공원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후보가 자신 있게 던진 경제 용어들마다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첫 대선 토론회에선 RE100을 아냐며 상대 진영 후보를 몰아붙이더니 최근 토론에선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했다가 후폭풍이 만만찮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1일 열린 3차 TV 토론회에서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정도로 우리의 경제 체력은 매우 튼튼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가 "우리나라 부채비율이 100% 넘어도 된다고 (이 후보가) 발언했는데 기억하느냐"고 묻자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이 후보의 발언은 국가의 재정건전성이 건전해 부채 규모를 더 늘려도 되다는 자신의 논지를 강화한다. 그는 "우리나라 국가 부채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다른 나라가 110%가 넘는데 우리나라는 50%가 아직 안 된다"면서 "지금은 매우 낮으므로 (부채 규모를 더 늘려도) 충분히 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토론회 직후 관가와 경제계는 술렁였다. 한국이 곧 기축통화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 후보 발언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경제계 산학연 통틀어 매우 낯선 논리였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은 토론회 이후 공보단을 통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자료 어디에도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크게 불거졌다. 전경련의 해당 자료에는 "원화가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될 자격이 충분하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만 설명돼 있었다.


이재명 후보가 이를 혼동한 것은 보좌관들이 잘못된 정보를 알려줬거나 스스로 잘못 이해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기축통화국을 거론하며 윤 후보를 향해 "경제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를 하셨는지 모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첬다. 경제대통령을 외치는 후보가 경제 분야에 자신의 우위를 나타내는 뉘앙스를 풍긴 만큼 역풍은 더욱 거세다.


이 후보가 거론한 기축통화국과 전경련이 언급한 SDR 바스켓 통화국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SDR은 IMF 가맹국이 규약에 정해진 일정조건에 따라 IMF로부터 국제유동성을 인출할 수 있는 특별인출권을 말하는데, 현재 SDR 바스켓 통화는 달러, 유로, 엔, 파운드, 위안 다섯 개가 있다. 한국은 1998년 외환위기 때 SDR 바스켓으로부터 인출받은 바 있다.


기축통화국이란 해당 국가의 화폐가 전 세계에 통용되는 국가다. 현재 전세계에서 기축통화는 미국의 달러밖에 없으며, 유로를 제외한 엔, 파운드, 위안 등은 파급력을 감안하면 준기축통화라고도 보기 힘들다는 게 경제계 분석이다. 게다가 기축통화국인 미국조차 부채 한도 도달에 따른 디폴트 경고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조차 부채 때문에 디폴트가 되느니 마느니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그런데 휴전 중이고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 될 것이니 부채비율을 올려도 된다고 주장하는 건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원화가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더라도 원화를 기축통화라 주장할 경우 전 세계 국가들에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가 경제 전문 개념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논란이 가중된다. 지난 1차 토론회에서도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기 위해 RE100(Renewable Energy 100%) 개념을 끌어들였지만 도리어 에너지 전문가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는 "RE100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냐, 전세계에 RE100이 확산되고 있는데 화석연료에만 의존했다가 나중에 유럽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가 발동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윤 후보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이 후보가 발언한 그날 EU 집행위원회는 원자력에 대한 투자를 친환경(녹색) 경제활동으로 인정하는 지속가능한 금융 녹색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 최종안을 확정했다. 게다가 일찍이 RE100을 선언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핵심 에너지 정책을 CF100(Carbon Free 100%)로 재천명했다. 실제로는 이 후보가 세계적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경제대통령을 표방하는 후보가 거론하는 경제 현상마다 논란을 빚고 있다. 오죽하면 자신의 경제학적 지식의 깊이와 전문성을 과시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까지 나온다. 이 후보의 이러한 자충수가 지지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기사 모아 보기 >
0
0
유준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1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무당천국 2022.02.24  08:03
    이것도 신문이라구 에혀~~~
    0
    0
1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