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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울린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불공정 약관 바로잡는다


입력 2022.09.04 12:00 수정 2022.09.04 08:56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1~3위 배달앱 사업자-음식업주 간 이용약관 시정

부당 계약해지·이용제한→계약해지 등 사유 구체화

경과실 면책조항 등 수정·삭제→고의·과실때는 책임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앱 플랫폼 사업자들이 음식업주와 체결하는 이용약관에 대한 불공정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 심시과정에서 배달업 사업자들이 자진해 시정키로 했다.


배달앱 플랫폼 1~3위 사업자 ⓒ배달앱 이미지

문제가 된 약관은 배민사장님광장 이용약관(배달의민족), 요기요 사장님사이트 이용약관(요기요), 쿠팡이츠 서비스 이용 약관-판매자용 및 쿠팡이츠 서비스 쿠팡페이 부속 약관(쿠팡이츠) 등이다.


우선 배달의민족·쿠팡이츠의 약관 중 신고된 ‘부당한 계약해지 및 이용제한’ 조항과 관련해 가압류·가처분 등의 대상이 계약이행에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고려없이 즉시 계약해지가 가능하고, ‘고객의 평가가 현저히 낮다고 회사가 판단하는 경우’, ‘민원이 빈발’ 등 명확하지 않은 사유로 최고절차 없이 계약해지나 서비스 이용제한이 가능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를 채권의 임시적 보전절차인 가압류·가처분 등이 있다는 것만으로 회원(가게 등)의 계약이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렵고, 계약해지 등 사유가 추상적·포괄적이거나 판매자(음식점주)의 이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계약해지 등에 대해 이의신청 또는 시정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회사가 자의적으로 회원 또는 판매자에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은 이 같은 우려를 감안해 계약이행에 필요한 주요재산에 대한 가압류·가처분 등에 한 해 즉시 해지가 가능토록 하고, 계약해지 등 사유를 구체화하며, 제재조치 시 이의신청 또는 시정기회를 부여토록 해 회사의 일방적 제재 가능성을 자진 시정했다.


계약해지의 구체적 사유로는 ‘고객의 평가가 현저히 낮다고 회사가 판단하는 경우’를 ‘판매자 상품에 대한 고객의 평가방법에 재주문율을 포함하고, 고객의 평가가 일관되게 객관적으로 현저히 낮은 경우’로 수정해 회사의 자의적인 판단 가능성을 제한했다.


또 ‘민원이 빈발해 판매자로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판매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환불 요구·주문 취소·위생 불만 등의 민원이 빈발해 판매자로 부적당하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로 수정해 민원 발생에 판매자의 귀책이 있는지를 확인토록 했다.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약관 중 ‘사업자 경과실에 대한 부당한 면책조항’도 시정됐다.


기존에는 회사가 정보통신설비의 수리와 교체 등에 따른 서비스 제공 중단으로 회원에게 손해 발생 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책임을 부담토록 했다.


하지만 회사는 계약상 이행해야 할 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위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가 요구되는데, 회사의 책임을 고의 또는 중과실로 한정해 경과실에 따른 책임을 배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에 사업자들은 회사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는 경우 책임을 부담하도록 자진 시정했다.


또한 배달의민족·요기요의 음식점주 게시물에 대한 이용조항과 관련한 부당한 약관 조항도 바뀐다.


그동안은 음식점주들이 계약을 해지할 때 음식점 게시물이 삭제되지 않고 회사만이 삭제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음식점의 게시물에 대한 이용 범위가 구체화되지 않았다.


이는 ‘저작재산권자는 다른 사람에게 그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할 수 있으며, 이용허락을 받은 자는 허락받은 이용 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저작권법의 ‘저작권 이용허락’ 조항을 준용할 수 있다.


다만 개별 약정이 아닌 약관을 통해 회원의 저작물 이용에 대한 허락을 받는 경우에는 계약목적 등을 고려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용될 수 있다.


그럼에도 약관조항에는 음식점주들의 게시물을 계약 종료 후에도 의사와 상관없이 회사의 필요에 따라 삭제하지 않고 계속 이용하거나, 회사가 게시물을 제한 없이 이용할 우려가 있다는 게 문제가 됐다.


이를 감안해 사업자들은 계약 종료 후에도 음식점주들이 게시물 삭제를 요구할 수 있게 했으며, 게시물은 음식점주와 별도 협의해 일정기간 이용할 수 있도록 자진 시정했다.


쿠팡이즈는 ‘사업자의 통지 방식이 판매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을 시정했다.


시정 전에는 통지하는 내용의 중요도를 따지지 않고, 불특정 다수 또는 모든 판매자에게 통지해야 하는 경우 웹사이트 게시방식으로 통지할 수 있도록 했다.


불특정 다수 또는 모든 판매자에 대한 통지도 그 내용이 판매자의 권리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개별적으로 알리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함이 타당하다는 공정위의 판단에 따라, 판매자에게 불이익이 있는 내용이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개별적으로 알리도록 시정됐다.


공정위는 “이번 배달앱 플랫폼 1~3위 사업자의 약관 시정으로 업계의 불공정 계약 관행을 개선하고 플랫폼 입점업체인 음식업주의 피해가 예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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