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선 감독 메가폰
"장르적 의문과 배우들 활용 아쉬워"
개봉 전후 높은 관심을 받았던 영화 ‘늑대사냥’이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사실상 퇴장 수순을 밟으며 후속편까지 ‘빨간불’이 들어왔다.
11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늑대사냥’은 10일 2285명을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 45만 5249명을 기록했다. 10월 4일 이후에는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사라졌는데, 9월 21일 개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와 달리 짧은 시간 안에 퇴장한 셈이다.
‘늑대사냥’은 개봉 전 ‘역대 보지 못한 청불영화’ ‘서인국의 파격 변신’ ‘토론토국제영화제 상영 후 호평’ 등의 홍보로 기대감을 높였다. ‘변신’(2019), ‘기술자들’(2014) ‘공모자들’(2012)을 통해 뚜렷한 색을 보인 김홍선 감독의 스크린 복귀작이란 점도 기대감에 한 몫을 더했다.
여기에 동남아시아로 도피한 인터폴 수배자들을 이송할 배 안에서 극악무도한 범죄자들과 베테랑 형사들이 대치하며 스토리가 시작된 것은 장르물을 좋아하는 이들을 자극했고, 서인국, 장동윤, 성동일, 박호산, 정소민, 고창석, 장영남 등 연기력 탄탄한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의 출연은 ‘극장 티켓 실패’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줬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늑대사냥’은 장르적 의문과 이해 못 할 배우들의 활용, 자극만 앞세우고 개연성은 떨어지는 핏빛 연출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인터폴 수배자’ ‘하드보일드 액션’ ‘서인국‧정소민의 변신’ 등의 문구들은 ‘허무한 떡밥’에 불과했다. 범죄 스릴러물인 줄 알고 극장에 들어간 관객들은 갑자기 고어물로 이어가다가 SF 물로 바뀌는 영화의 흐름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고, ‘연기력 만랩’이라는 평가를 받는 배우들의 허무한 죽음과 이상한 활용도는 영화의 방향을 종잡을 수 없게 만들었다.
개봉 첫날 일부에서 ‘올해의 가장 미친 영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등으로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영화를 본 관객들의 실제 관람 평가는 “별 하나도 아깝다”수준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결국 ‘늑대사냥’은 개봉 첫날 7만 8996명을 기록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지만, 하루 만에 ‘공조2: 인터내셔날’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준 후에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였다.
공개 전 ‘청불영화’로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됐던 ‘늑대사냥’이 불과 45만여 명의 관객만 모은 채 실패한 상황은 ‘자극성만을 노려 개연성 없이 핏빛으로만 만든 영화’가 한국 관객이 ‘영화’라는 이유 하나로 받아들이지 않음을 보여준 셈이다. ‘늑대사냥’의 손익분기점은 약 220만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