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 슈퍼스타 출신으로 지도가 경험 전무
초보로서 좌충우돌 할 때, 슈퍼스타 감독에게 직언할 코치 필요
의견 수용하는 포용력과 즉각 반영할 수 있는 집행력도 성패 관건
‘국민 타자’ 이승엽(46)이 ‘국민 감독’이 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가 14일 오전 제11대 감독으로 이승엽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푸른 피’가 흐르는 이승엽이 코치도 거치지 않고 바로 감독이 됐다는 것도 놀랍지만, 해당팀이 삼성 라이온즈가 아닌 두산 베어스라 야구팬들은 더 놀랐다. 과거 삼성에 선동열 감독이 들어섰을 때처럼 당장은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계약 규모는 더욱 놀랍다. 계약기간은 3년, 총액은 18억원(계약금 3억, 연봉 5억). 초보 감독으로서는 역대 최고 대우다. 최근 프로야구 초보 감독은 2∼3억 사이의 연봉을 받는데 이승엽 신임 감독은 이름값에 걸맞은 20억원에 근접한 파격적인 조건으로 두산 베어스와 함께 한다.
두산 관계자는 “이름값이 아닌 지도자로서의 철학과 비전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름값이 아니라고 했지만 ‘레전드’ 이승엽이 지도자로서 보여준 것은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함 보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야구를 하고 싶다”는 이승엽 감독이 지도자로서 가장 큰 약점은 역시 경험이다.
2017년 삼성에서 은퇴한 뒤 한 번도 KBO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은 하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에 결코 뒤질 것 없는 '국보급 투수'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도 2004년 김응용 당시 삼성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로 경험을 쌓고 이듬해 감독에 취임했다.
물론 미국과 일본에서는 스타 출신이 감독으로 직행한 사례가 적지 않다. ‘깨끗한 홈런왕’ 애런 저지가 뛰고 있는 뉴욕 양키스도 스타 선수 출신으로 해설위원만 했던 에런 분이 잘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승엽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가치를 떠올리면 앞길이 험난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추앙만 받아왔던 존재가 지휘봉을 잡고 초보로서 겪어야 하는 시행착오 속에서 터져 나오는 겪어 보지 못했던 비판과 질타를 들으며 좌충우돌 할 때, 그에게 진심어린 직언을 할 수 있는 구단 내 인물이 절실하다.
평소 성품처럼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겸손하게 그 의견을 수용하고 반영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이승엽 감독에게 주변 코치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현대야구는 감독 혼자 팀을 이끌어갈 수도 없고 그런 구조도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감독 직행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국민 감독’이 되어 야구팬들에게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