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울한옥4.0 재창조 계획 발표…'새로운 한옥, 일상 속 한옥, 글로벌 한옥' 통해 도시경쟁력↑
오세훈 "한옥 규제·가이드라인 전향적으로 완화해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한옥 많이 건설할 것"
향후 10년간 10채 이상 한옥마을 조성…동북권, 동남권, 서남권으로 단계별 확대 추진
전문가 "역사성 집착한 한옥 보다 현대생활 담는 새로운 해석의 한옥 시도하고 수용해야 큰 발전"
서울시가 북촌, 서촌 등 도심 한옥마을과 은평한옥마을에 이어 향후 10년간 일상 속 한옥마을 10채를 추가 조성한다. 지나치게 엄격했던 한옥에 대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전향적으로 완화해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한옥이 많이 건설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인데, 전문가들은 그동안 서울시 한옥 디자인 규제 심의가 지나치게 까다롭고 현대 생활에 맞는 주거 형식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역사성에 집착한 한옥보다는 현대적인 생활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해석의 한옥들을 시도하고 수용할 수 있다면 큰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오전 기자설명회를 열고 한옥정책 장기 종합계획인 '서울한옥4.0 재창조'의 계획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한옥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오히려 한국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역기능이 나타났다"며 "핵심은 한옥에 대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전향적으로 완화해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한옥이 많이 건설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종합계획은 ▲한옥의 개념 확장 ▲심의기준 완화 ▲인센티브 강화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는 '새로운 한옥, 일상 속 한옥, 글로벌 한옥'을 통해 서울의 도시경쟁력과 매력을 높일 계획이다. 오 시장은 "21세기 한옥의 진화로 다양한 한옥 및 한옥을 재해석한 건축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편리하고 창의적인 한옥이 지어지도록 지원확대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촌, 서촌, 은평 외에도 서울의 경관을 더 매력 있게 할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 마을을 확대 조성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K문화에 대한 국제적 관심으로 우리주거문화 K리빙 확산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우선 한옥의 개념을 확장할 방침이다. 기존에 건축물에 국한된 한옥의 개념을 현대적 재료와 기술이 적용된 '한옥 건축양식'과 '한옥 디자인 건축물'로 확대한다. 오 시장은 "현대적 재료와 구조로 지어지는 한옥 건축 양식은 지붕과 가로 밑면 목구조 기와 등 5개 필수 항목만 지키면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원금은 기존 한옥 지원금(수선 1억8000만원·신축 1억5000만원)의 가옥의 50% 이내에서 지원한다. 이에 따라 현재 한옥건축 심의 기준 73개 항목 중 44개가 완화 또는 폐지될 예정이다.
아울러 일상 속에서 한옥을 만나고 누릴 수 있도록 향후 10년간 10채 이상에 한옥마을을 조성한다. 오 시장은 "공원 해제 지역이나 이미 훼손된 그린벨트 기업법 등 조성을 만들 때는 자치구와 협조해 자치구 공모 등을 통해 한옥 조성이 가능한 대상지는 일단 발굴하고 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영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옥마을이 없는 동북권 동남권 서남권으로 단계별로 확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신축 및 수선 비용으로 연간 80억원을 투입한다.
한옥 주거문화 확산에도 속도를 낸다. 시는 올해 북촌과 서촌 한옥마을에 공공한옥 글로벌라운지를 조성해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플랫폼으로 한옥과 주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한다. 글로벌라운지에서는 한옥과 관련된 정보 제공과 다도·도예 같은 체험 프로그램, 한옥 가구, 조명, 공예품 등 인테리어 쇼룸 전시회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한옥 주제 전시·박람회 참여, 기념품 개발, 공모전 개최를 비롯해 국내외 기업, 지역 장인과의 협업을 통한 한옥 관련 상품 및 산업화도 적극 지원한다.
이와 관련해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전통 한옥이 현대적 생활에 꼭 맞는 주거 형태는 아니었다"며 "그동안 지원을 받기 위한 한옥 심의기준 조건이 조선시대 한옥을 요구한다는 불만이 있었던 것도 만큼 역사성에 집착한 한옥보다는 현대적인 생활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해석의 한옥들을 시도하고 수용할 수 있다면 큰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옥마을 10채는 상징적인 주택 조성의 의미를 지닐 수 있는데 어떤 용도로 활용이 될 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