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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스타 물론 젊은 PD까지…확산되는 ‘방송국 이탈’ 흐름


입력 2023.02.17 14:01 수정 2023.02.17 14:0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방송사 간의 이동은 물론, 이제는 직접 제작사를 차려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이들까지 생겨나면서 PD들의 퇴사, 이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창작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하는 방송국들의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방송가에서는 유망주로 꼽히던 PD들이 대거 이적했다. 티빙 ‘환승연애’로 이름을 알린 이진주 PD가 지난달 10일 CJ ENM에서 JTBC로 옮겨갔으며, KBS ‘1박 2일’을 연출했던 방글이 PD 또한 tvN으로 소속을 옮겼다.


ⓒ유튜브 영상 캡처

EBS에서 펭수를 히트시킨 이슬예나 PD 또한 최근 JTBC로의 이적 소식을 알렸었다.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에서는 ‘환승연애 말고 환승회사’라는 영상을 통해 펭수가 직접 이 PD를 배웅하기도 했다. 이 방송에서 펭수는 이 PD가 탄 리어카를 끌고 직접 JTBC 앞으로 향하면서 “잘할 수 있습니까? 밥 잘 먹고, 건강하고, 놀러 오고”라는 메시지를 건넸다. EBS의 캐릭터가 EBS를 떠나는 PD를 응원하는 그림이 펼쳐질 만큼, 이적이 자연스러운 흐름이 된 셈이다.


물론 과거에도 지상파 PD들이 케이블로 이적을 하는 등 방송국 간의 인력 이동은 흔하게 이뤄졌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이것이 한층 잦아진 것은 물론, 제작사 설립이라는 선택지까지 추가되면서 ‘새 도전’을 선택하는 PD들이 증폭 중이다.


지난 2021년 말 MBC를 퇴사한 김태호 PD는 콘텐츠 제작사 테오(TEO)를 설립해 OTT, 유튜브, 그리고 방송사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지난해 TV조선을 퇴사한 서혜진 PD 또한 크레아 스튜디오를 통해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 중이다.


이들과 함께 이탈하는 동료, 선·후배 PD들도 생겨나고 있다. 김 PD의 테오에서는 정종연, 이태경 PD가 함께하는 중이며, TV조선의 황인영, 이상혁, 이국용, 손슬지, 이의엽 PD 등도 서 PD와 함께 크레아 스튜디오로 이적해 활동 중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CJ ENM 출신 오관진 PD가 퇴사 후 설립한 스튜디오 버스정류장에도 JTBC, CJ ENM 후배 PD들도 대거 합류한 바 있다.


이렇듯 스타 PD들의 이적은 물론, 젊은 PD들의 이적 러시까지 이어지면서 방송국들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는 상황. 문제는 관계자들 대부분 “젊은 인력들의 이탈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 중이다. 물론 과거에도 ‘공영 방송’의 역할을 소화하는 지상파보다는 케이블, 종편의 제작 환경이 ‘더욱 유연하다’는 평을 받으면서 PD들의 대이동이 이뤄지기도 했었다.


다만 이제는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까지 예능 제작에 가세하면서 방송국들의 ‘경직된 제작 환경’의 한계가 더욱 부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최근 IP(지적재산권)의 경쟁력이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정작 창작자들은 IP 권리에서 소외되는 흐름에 대한 반발까지. 방송국 PD들이 ‘떠나고 싶은’ 이유들도 추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방송국 출신 PD는 “이전에는 그럼에도 방송국이라는 울타리가 장점인 부분도 분명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창구가 많아지면서 그 장점들마저도 사라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콘텐츠 수요가 늘어난 만큼 방송국 이탈 이후에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인식이 있어 예전보다는 도전을 할 수 있는 위험부담이 훨씬 줄었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방송국들도 산하에 소속된 자회사나 넷플릭스 등 OTT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도들을 하기도 한다. 다만 그럼에도 근본적인 시스템 등이 개선이 되지 않으면, 더 이상 방송국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는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편성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시청층이 확보되는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이제는 개개인이 프로그램 통해 어떤 역량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한데, 물론 예산 문제도 있겠지만 기획 과정이 여전히 경직된 부분이 있다. 이러한 부분이 계속되면, 인력 이탈의 문제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경쟁력도 떨어지는 일이 되는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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