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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과점 깰 챌린저뱅크…해외 사례 보니


입력 2023.02.17 12:12 수정 2023.02.17 12:16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英 레볼루트, 금융그룹과 어깨 견줘

투자 이외 수익모델 한계 회의론도

5대 은행ⓒ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최근 5대 주요은행 과점 체제를 깨뜨리겠다고 공언하면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챌린저뱅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럽에선 챌린저뱅크들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본 것이다.


다만 이들은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이 한계로 꼽히고, 챌린저은행을 표방하며 탄생한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시장 점유율이 작다는 점에서 챌린저뱅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17일 금융권 따르면 금융당국이 5대 금융지주,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손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챌린저뱅크가 조명받고 있다.


챌린저뱅크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측면에서는 기존 은행의 인터넷 뱅킹, 인터넷전문은행과 유사하지만, 기존 금융서비스의 보수적인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추구하고 개인영업, 기업영업, 주택담보대출 등 특정 서비스에 특화돼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챌린저뱅크를 표방하며 탄생했다.


영국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은행들의 시장 독점을 저지하기 위해, 규제를 풀며 신생 은행 탄생을 독려한 결과 챌린저뱅크들이 급부상했다.


챌린저뱅크가 가장 활발한 영국은 지난해 2월 기준 레볼루트, 몬조, 스탈링 등 3대 은행을 비롯해 26개 챌린저뱅크가 있다.


가장 대표적 챌린저뱅크는 레볼루트로, 영국의 4대 금융그룹과 어깨를 견주는 몸값으로 평가되고 있다. 2021년 기준 레볼루트의 가치는 330억 달러로 영국 4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넷웨스트(334억 달러)에 가깝다.


환전과 송금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은행, 보험, 주식, 가상자산, 여행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구독 서비스를 시행하며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얻었다. 영국을 비롯해 30여개국에서 이용이 가능하며 약 16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몬조는 영국 내에서 500만명이 넘는 회원수를 보유한 챌린저뱅크로 자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마스터카드와의 협업을 통한 선불카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출범한 몬조는 2017년 은행업 인가를 획득해 기존 고객들에게 개인용, 중소기업용 계좌, 공유계좌(모임통장), 당좌대월, 저축 상품 중개, 간편 대출 서비스 등을 제공해 빠르게 성장했다. 몬조의 기업가치는 45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스탈링은 셋 중 가장 늦게 은행업 인가를 받았지만, 2020년 이들 중 가장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스탈링의 성공은 개인용, 기업용, 10대 전용, 달러·외화 전용, 공유(모임) 등으로 고객군을 명확히 했다. 또 신속한 고객센터, 중소기업 중심 예금·대출 서비스로 기업 고객을 선점했다.


미국의 대표 챌린저뱅크는 체이스다. 미국의 JP모건이 영국에 진출한 챌린저뱅크로지점 없는 모바일 앱 기반 뱅크로 온라인상 빠른 계좌 개설, 카드 사용에 대한 1% 캐시백, 해외 결제·인출 수수료 면제, 잔돈 반올림 기능, 24시간 고객 상담지원 등의 서비스를 계좌 수수료 없이 제공한다.


하지만 신속성, 확장성이 강점인 해외 챌린저뱅크 역시 '수익성'이라는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럽 챌린저은행의 성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은행 수 및 이용고객 수 측면에서 은행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이익을 시현하는 은행은 소수에 그친다"며 "챌린저뱅크의 가치는 계속 상승하며 대규모 투자금이 유입이 계속되고 있으나 지속가능성을 위해 수익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금융권 '메기'로 탄생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아직 시장 존재감이 미미한 점도 챌린저뱅크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수익모델, 목표 고객, 주요사업 부문이 챌린저뱅크와 비슷함에도, 이들이 차지하는 자산은 전체 은행권에서 한자릿 수 비율에 그친다.


은행권 관계자는 "영국에서 보듯 완전 경쟁체제로 가더라도 은행업은 규제가 많다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다"며 "과점체제를 깨고 금융소비자들에게 편익이 돌아갈 유일한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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