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이재명, 유서 공개되면 어쩌려고 검찰 탓하나?


입력 2023.03.14 04:04 수정 2023.03.14 04:04        데스크 (desk@dailian.co.kr)

민주당 파열음이 굉음으로 바뀔 날 곧 오게 될 느낌...

‘이 대표’에게 고(告)한 유서는 공개되어야

“미친 칼질”에 “도의적 책임지는 게 인간”

증거 조작 아니고 수사 대상인 게 억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재명이 유서 뒤로 숨었다.


그의 경기도지사 초기 비서실장 전형수가 자살 (당)하면서 남긴 글이 가족들 반대로 공개되지 못하자 마음껏 검찰 탓을 하고 있다. 2020년대 검사들(검사 보조 수사관들 포함)이 그 옛날식 반말과 겁박, 증거 조작 등으로 참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했다는 주장이다.


이 말을 믿을 개딸들이나 민주당 골수 지지자들은 알아야 할 게 있다. 요즘 세상에 카메라로 안 찍히는 게 거의 없다. 검찰 수사도 전 과정이 녹화된다. CCTV 영상과 유서가 (가족들이 마음을 바꾸어) 공개되면 어쩌려고 이재명은 저렇게 큰소리치는지 모르겠다.


“믿을 수 없는 부고를 접했다. 검찰이 없는 사실을 조작, 자꾸 증거를 만들어 들이대니 빠져나갈 길은 없고 억울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것 아닌가?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이것이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

검찰은 지난해 말 네이버가 성남FC 후원금으로 40억원을 내게 하는 데 역할을 한 혐의로 고인을 딱 한 차례 조사했다. 더 조사할 계획도 없었다고 한다. 한 번의 수사로도 스트레스와 공포감이 극에 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검찰 수사 관련 언급은 뉘앙스가 다르다. 수사의 문제점을 억울해 하기보다는 수사를 받고 있는 자기 자신의 처지를 억울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분명하게 된다.


“이재명 대표는 이제 정치 내려놓으십시오. 대표님과 함께 일한 사람들의 희생이 더 이상 없어야지요.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 관련 본인 책임을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합니다.”

전형수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유서 중 일부 밝혀진 내용 발췌. ⓒ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 디자이너 전형수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유서 중 일부 밝혀진 내용 발췌. ⓒ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 디자이너

동아일보에 게재된 고인의 유서 요약문이다. 가족이 공개를 거부하고 있으니 이 내용은 경찰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이 기자에게) 유서 내용을 왜곡하지 않고 전달한 것이라면, 고인은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사실을 억울해 하고 있다.


2014~2015년 성남시 행정기획국장으로서 (위에서 시키는 대로, 네이버가 돈을 내도록) 일을 열심히 했다가 수사를 받고, 감옥에 갈 수도 있게 됐으며, 자기 때문에 가족들이 고초를 겪게 됐다고 걱정을 한 대목이다.


그렇지만 죽음이 이것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지 않고서야 그렇게 쉽게 자기 목숨을 버릴 수는 없다는 게 상식이다. 검찰 수사 때문이 아니라면 ‘어둠의 세력’ 압박이나 어떤 비밀과 관련된 극단적 선택일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가족들은 이재명에게 고(告)한 유서 1장만큼은 공개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공익과 관련된 문제다.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에서 진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 열쇠가 될 중요 문서가 영원히 봉함(封緘) 되는 건 옳지 않은 일이다.


고인이 수사 받은 네이버의 후원금 뇌물 사건은 법무부 장관 한동훈이 국회에서 읽은 이재명 체포동의안 요청문에 그 범죄 방식의 ‘희극적 상황’과 ‘노골적 대가성’이 강조된 것이었다.


“기업들의 민원(인허가 장사 대상)을 이재명 시장이 다 들어줬고, 그 대가가 바로 133여억원 뇌물이었다. 그 과정에서 ‘희극적 상황들’이 속출했다. 네이버는 ‘광고비’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내면서도, 광고 대신 이 사실을 비밀로 하려고 전전긍긍했다. 광고비가 부정한 돈이었다는 증거다. ‘후불제, 할부식’ 뇌물도 특징이다. 기업들이 이재명 시장을 믿지 못하고, 약속한 청탁을 실제로 들어주는 것을 건건이 확인하고 나서야 뇌물을 지급했다. 불법 대가성이 이렇게 명확하고 노골적이었다.”

사옥을 짓던 네이버가 대가(용도변경 상향 등)를 확인하고 돈을 준, 민원 기업이 거꾸로 갑(甲)이 된 사례였다. 인허가 관청 성남시는 을(乙) 이었다. 이 을의 교섭 담당 간부가 바로 숨진 전형수였고, 이 뇌물을 요구하고 받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로도 그는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네이버 관련 ‘거래’ 상황이 이러한데, 그리고 고인의 역할은 기소되지도 않았을 정도였는데(그는 유능하고 인품이 훌륭했던 공무원이었다고 언론이 평가), 무슨 강압 수사와 증거 조작이 있었다는 것인가? 검찰은 당시 조사 영상을 법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당당하게 공개하라.


검찰 수사와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이재명 주변 인물 죽음이 5번째로 이어지자 민주당 내에서 대표 이재명에게 물러나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같은 성남 지역구 의원 윤영찬은 직접적으로 포를 이재명에게 겨눴다.


“이 대표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다.”

부산 출신 소장파(45세) 전 의원 김해영은 검찰 탓을 하며 버티고 있는 이재명의 낯을 붉게 물들였다.


“이재명이 당 대표여서 부끄럽고 참담하다. 한 사람의 생명이 전 지구보다 무겁다는 말이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당이 이재명 방탄을 이어간다면 민주당은 그 명(命)을 다할 것이다.”

민주당 파열음이 굉음으로 바뀔 날이 머지않은 느낌이다.

ⓒ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정기수 칼럼'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1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