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행복청 압수수색 통해 미호강 임시둑 축조 과정 불법행위 존재 여부 살펴볼 듯
행복청, 미호천교 확장 공사하며 임시둑 쌓아…"법정 기준보다 0.3~0.8m 낮게 시공" 지적
집중호우 앞두고 임시둑 급하게 다시 축조…견고성 떨어진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
행복청 "하천 설계기준 적용했을 경우 법정 기준보다 높아…검찰 수사에서 원인 밝혀질 것"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를 수사하는 검찰은 미호강 임시둑 사업 시행자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둑을 법정 기준보다 낮게 축조했거나 부실하게 쌓은 게 참사 원인 중 하나라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행복청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사업 시행 당시 미호강 임시 둑을 축조했던 과정과 결정 단계에 불법 행위는 없는지, 부당한 압력이나 개입은 없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미호강 임시둑 부실공사 논란은 3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미호천교와 새로 축조한 임시 둑 높이다.
행복청은 지난 2018년 초부터 미호천교 확장 공사를 하면서 기존 둑 일부를 허물고 44m 길이의 임시 둑을 새로 쌓았다. 새로운 교각을 설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미호천교와 바로 밑 둑 높이가 법정 기준보다 0.3∼0.8m 낮게 시공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호천교 상판은 국토교통부 설계기준대로라면 계획홍수위인 해발 29.08m에 법정 여유고 1.5m를 더한 30.58m 높이로 설치돼야 하지만, 실제는 이보다 0.3m 낮은 30.28m로 세워졌다. 둑 높이도 법정 기준보다 0.8m 낮은 29.78m로 파악됐다.
임시 둑이 기존 둑보다 1m 이상 낮게 시공된 것도 확인됐다. 행복청에 따르면 임시 둑 높이는 해발 29.7m로 기존 둑 31.3m보다 1.6m 낮았다.
이번 집중호우를 앞두고 임시 둑을 급하게 다시 축조하면서 견고성이 떨어진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행복청은 미호천교 공사를 위해 원래 있던 둑을 허물었다가 이번 폭우 직전인 지난달 29일 다시 쌓기 시작해 이달 7일 공사를 끝냈다.
임시 둑을 쌓으면서 견고한 모래주머니를 사용하기보다는 중장비로 그냥 흙을 긁어 올리는 바람에 폭우로 인한 급류에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주민들은 "이런 문제 때문에 이번 폭우로 미호강 물이 불어나면서 임시 둑이 순식간에 무너졌고, 이 물이 농경지를 거쳐 인근 지하차도로 빠르게 유입됐다"고 입을 모았다.
행복청 관계자는 미호천교와 임시 둑이 법정 기준보다 낮게 설치됐다는 지적에 대해 "미호천교 설계 당시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계획홍수위 등을 협의해 반영했다"며 "미호천교 가장 낮은 지점의 하부 거더 하단 높이는 31.09m이고, 임시 둑이 축조된 지점의 거더 하단 높이도 31.48m로, 둘 다 하천 설계기준을 적용했을 경우 법정 기준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무조정실이 감사에 착수했고, 검찰도 수사에 나선 만큼 머지않아 이번 침수 사고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