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삼성의 반도체·배터리 사랑은 지속된다…투자·인력 '드라이브'


입력 2023.08.17 08:38 수정 2023.08.17 10:30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올 상반기 시설투자 25조 중 92%가 반도체

R&D 투자 14조…파운드리 GAA 3나노 성과 지속

삼성SDI도 설비투자·R&D에 兆 단위 투자…초격차 기술 확보

삼성전자가 6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최시영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연구개발(R&D)·시설 투자 확대는 물론,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투자 규모를 대폭 늘려 미래 시장을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시설 투자 확대, 기술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황 악화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미래 수요가 살아날 것에 대비해 선제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2023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1~6월) 전체 시설투자규모는 25조2593억원으로 전년(2022년 1~6월) 20조2519억원과 견줘 24.7% 늘었다.


이중 반도체 투자 비중은 압도적이다. DS 부문 투자액은 23조2473억원으로 전체의 92.0%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2.4% 급증한 수치다. 삼성의 투자 규모는 2022년(47조8717억원·90.1%), 2021년(43조5670억원·90.3%)으로 해마다 투자금이 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시설 투자에 대해 메모리의 경우, 1분기와 유사하게 중장기 공급성 확보를 위한 평택 3기 마감, 4기 골조 투자와 첨단공정 수요 대응 목적으로 평택 중심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및 후공정 투자도 지속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첨단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미국 텍사스 테일러 및 평택 공장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됐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모듈 보완 및 인프라 투자가 집행됐다.


R&D(연구개발)에서도 반도체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은 13조7773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1771억원)을 1조6000억원 웃돌았다.


투자한 만큼 올해 성과도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는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D램과 5나노 기반 컨트롤러 탑재한 PC용 고성능 SSD 'PM9C1a'를 양산했다. 엑시노스(삼성전자의 모바일 AP)에서는 5G 기반 위성통신용 모뎀 국제 표준기술을 확보하고, 근거리 무선통신용 반도체 '엑시노스 커넥트 U100'을 출시했다.


DX(디바이스 경험) 부문도 성과가 뚜렷했다. 올해 초 갤럭시 S23 시리즈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으로, 갤럭시 A시리즈와 갤럭시 북3 울트라 등 다양한 갤럭시북 라인업도출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이 기간 초고해상도 VR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노트북용 14·16인치 OLED를 각각 개발했다.


갤럭시 S23 시리즈. ⓒ삼성전자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다운턴(하강 국면)을 기회로 삼아 차세대 기술 발굴에 주력, 사업구조 강화 및 체질 전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3나노 2세대 제품 적기 개발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4나노 3세대 제품은 올 4분기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시장이 급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성능 컴퓨팅, 전장향 반도체, 5G, 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응용처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차세대 기술 개발은 역량을 갖춘 인재가 수반돼야 가능하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국가대항전으로 확전되면서 역량 있는 인재 발굴·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인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회사의 전체 임직원 수는 12만4070명으로 1년 새 6166명 늘었다. 이중 반도체 임직원 수는 5423명 증가한 7만3544명임을 감안하면, 반도체 인력을 중심으로 회사 직원 수가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도체 뿐 아니라 배터리에서도 시설투자와 인력 확충이 지속되고 있다.


삼성SDI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전체 시설투자금액 1조5651억원에서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부 금액은1조5360억원으로 대부분(98.1%)을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 K디스플레이 77형 TV용 QD-OLEDⓒ삼성디스플레이

가파른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에 발맞춰 삼성SDI는 BMW그룹, GM(제너럴모터스),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들과 손 잡고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 등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배터리 시장은 1780억 달러(약 238조원)로 전년 보다 56%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전동화 전략을 강화하면서 배터리사들의 신·증설도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달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2공장을 짓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 4월에는 GM과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막대한 시설투자가 성공하려면 배터리 기술이 전제돼야 한다. 삼성SDI는 배터리 기술 우위를 위해 조 단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R&D비용은 5822억원으로 전년 동기 5147억원에서 13.1% 늘렸다. 하반기에도 이 규모가 투입되면 1조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특히,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고용량·고에너지밀도 배터리 개발을 정조준하고 있다. 실제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셋업을 완료하고 개발 시제품을 생산했으며 46파이 원형 배터리 라인도 시험생산에 돌입했다.


이 뿐 아니라 올 상반기 IT용 배터리 급속충전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전력용 고에너지 ESS(에너지저장장치) 모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제품 개발에 속도감 있게 나서고 있다.


‘인터배터리 2023’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전고체 배터리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기술 개발 역량을 확대하면서 임직원 수도 작년 상반기 1만1502명에서 올 상반기 1만2161명으로 659명 늘었다. 이 기간 배터리 사업에 해당하는 에너지 사업부 인력은 661명 증가해 대부분 배터리 관련 인재를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SDI는 지난 4월 중대형전지·소형전지·전자재료·SDI연구소 등 전 부문에 걸쳐 경력사원을 채용했었다.


올해에도 삼성의 배터리·반도체 투자 및 인재 발굴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에도 기술 차별화 및 원가 경쟁력 우위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런 차원에서 시설투자 규모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웃도는 수준을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한 데 이어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 지분 일부를 매각해 3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모두 반도체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업턴(상승국면)에 대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기흥·화성·평택 등 국내 반도체 사업장 투자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투자 고삐를 바짝 조이는 것은 경쟁국들이 앞다퉈 대규모 설비 확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인텔은 반도체 영토 확대를 위해 자국 뿐 아니라 이스라엘, 폴란드, 독일 등에 생산시설 확충 로드맵을 발표했다.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글로벌파운드리스 역시 프랑스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반도체를 놓고 패권 다툼이 격화되면서 초격차 기술 개발과 수율(양품 비율) 제고, 인재 영입·육성 등 삼성에 놓인 과제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반도체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배터리 시장도 중국, 일본 등에서 기술 개발이 치열한 상황으로 올해에도 투자·인력 확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주행거리 및 경제성 개선 등이 최대 과제로 꼽히는 만큼 배터리 제조 역량 제고, 차세대 기술 개발 등을 위해 R&D 투자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SDI는 "수년간 쌓아 온 주요 고객과 신뢰를 바탕으로 신규 고객 및 신규 시장 탐색과 함께 새로운 제품의 선행 개발도 병행하고 있으며,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활동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면서 "향후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해 성장하는 리튬이온 2차전지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