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높은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 구현 가능
배터리 생산 에너지 소모 줄이고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 상향
'화학공학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9월호 게재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배터리 시스템에 사용될 새로운 설계 전략을 개발했다. 전기차의 확산으로 높은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를 가진 배터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된다.
아주대학교는 18일 조성범 교수(첨단신소재공학과)와 한국세라믹기술원 최정현 박사 연구팀이 차세대 고체 배터리 시스템의 핵심인 고체 전해질 소재의 다성분계 도핑을 통한 새로운 조성 설계 전략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액체 전해질로 인해 부피가 큰 데다 충격 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 이번 개발은 새로운 시스템이 요구되는 상황에 적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배터리 시스템 중 다른 전고체 배터리 대비 이온전도성과 안정성을 가지면서도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산화물계 기반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에 널리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고체 전해질을 사용,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산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합성 온도가 1000℃ 이상으로 높아 많은 제작 비용이 수반돼 수율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할 뿐더러, 배터리가 실제 작동하는 온도인 상온에서 불안정한 소재 결정 구조를 보임에 따라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학계와 산업계에서 다양한 원소의 도핑을 통해 신규 조성을 설계하는 전략이 많이 시도되고 있다.
아주대 공동 연구팀은 AI와 모델링과 같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고체 전해질 배터리 소재의 개발을 위해 주기율표 상 다양한 원소의 신규 조합을 설계하고, 실험을 통해 저온 합성 및 고온에서 제작된 결정구조와 물성을 유지하는 상 안정화가 가능함을 실증해냈다.
연구팀은 선정된 후보군에 대한 실험을 통해, 기존 물질 대비 400℃ 낮은 온도에서 합성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 작업은 모두 원소에 대한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뤄졌다.
조성범 아주대 교수는 “연구팀의 AI 기술과 시뮬레이션 모델링을 통해 높은 성능에 안정성도 우수한 전고체 전해질을 새로 찾아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저온 공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당겨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저장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정현 한국세라믹기술원 박사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된 아주대 연구진의 조성 설계 기술과 한국세라믹기술원 에너지저장소재센터의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합성 기술이 시너지를 내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이공분야 우수신진연구사업과 브릿지융합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화학공학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9월호에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