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증시가 17일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3차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 데 따른 안도감과 엔화 약세 기조의 지속 등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21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2.03% 상승한 4만 815.66 로 거래를 마감했다. 닛케이 지수는 장 마감 직전인 오후 2시54분쯤 4만823.32를 치솟아 경계·차익매물이 나왔지만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달 4일에 기록한 종가 최고(4만 109)와 지난 7일의 장중 최고(4만 472)를 모두 갈아치웠다.
닛케이 지수는 지난달 34년 2개월 만에 버블(거품) 경제 시기의 고점을 넘어선 뒤 이달 4일 사상 처음으로 4만선을 돌파했다. 이후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종료 우려에 일부 조정을 보였지만, 완화적 금융 여건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일본은행의 발표에 4만선을 회복했다. 닛케이는 "미국 증시 강세에 따라 도쿄 증시에도 매수주문이 유입됐다"며 "자동차와 전기기기 업종이 상승세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일본 증시 호황에는 미국의 금리인하 전망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준은 앞서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물론 연내 3차례 금리 인하 전망도 유지했다.
연준은 점도표(기준금리 전망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가 4.6%(중앙값 기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 5.25~5.5%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으로 3차례 인하한다는 의미다. 연내 금리인하가 3차례에서 2차례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하강하고 있으며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날 기준금리 3회 인하를 유지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등 인플레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이에 대해 과잉반응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음에도 엔화는 달러당 150엔대의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1일 오전 3시 기준 미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0.89엔에 거래됐다. 일본은행이 지난 19일 단기 기준금리를 연 -0.1%에서 연 0~0.1%로 인상하면서도 금융완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