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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아성 꺾을 기업 있을까?…최태원의 3가지 시나리오


입력 2024.07.19 12:40 수정 2024.07.19 12:40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GPU, AI 연산에 최적화…2~3년간 엔비디아 적수 없을 것"

"AI 수익 모델 나오지 않을 경우 2~3년 뒤에는 엔비디아 무너질 수도"

"고객사, 경쟁사의 움직임도 관건…성능 뿐 아니라 가격도 변수"

"빅테크 만나보니…고객사 전략, 요구사항 알아내는 게 중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운데)가 19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의 일환으로 열린 'AI 토크쇼'에서 대담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튜브 채널 캡처.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승승장구하는 엔비디아에게 최소 2~3년간은 적수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다만, 그 이후에는 AI의 수익 모델 구축 여부와 경쟁자, 고객사들의 움직임에 따라 엔비디아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이런 시나리오를 내놓은 이는 다름 아닌 엔비디아를 최대 고객사로 둔 SK의 수장 최태원 회장이다.


최 회장은 19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의 일환으로 열린 ‘AI 토크쇼’에서 ‘엔비디아가 언제까지 승승장구할 것인지, 엔비디아 아성 꺾을만한 기업은 어디가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아주 짧은 미래, 2~3년 내에 엔비디아의 적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그런 예상의 배경에 대해 “엔비디아가 원래 이점을 갖고 있던 GPU(그래픽 처리장치)는 그래픽을 다루는데, 이게 AI 연산과 같은 얘기고 가장 맞는 얘기”라면서 “그걸 잘 쉽게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엔비디아가 상당히 많이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군가 칩, 즉 하드웨어를 비슷하게 만들어도 그 하드웨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단시간에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다 만들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러나 2~3년 뒤에는 엔비디아가 무너질 수도 있다면서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는 AI 수익 모델의 구축 여부다. 최 회장은 “AI로 돈을 벌어내는 모델이 뭔지 아직 정확히 나오지 않았다. 거대언어모델(LLM)을 어떻게 트레이닝 시켜서 내 것을 남의 것보다 좋게 만드느냐 경쟁하는 게 지금 상황이고, 이걸 가지면 나중에 돈은 자연히 벌게 되겠지 하는 가정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년, 3년 동안 돈을 쏟아 부어서 LLM을 어디까지 만들었는데 그게 돈을 벌 만큼의 레벨로 진화 발전하느냐, 기업이나 개인이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지느냐가 중요한데, 그게 안됐을 때는 엔비디아의 겻이 아닌 다른 종류의 칩이나 형태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장점이 무너질 공산이 깔린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AI 수익모델이 잘 만들어진다고 할 경우 엔비디아의 시대가 더 오래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돈 버는 모델이 계속 잘 나올 수 있다고 하면 고성능 칩을 쓰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에 비싼 칩이라도 계속 쓰게 될 것”이라며 “그렇다면 엔비디아가 승승장구할 수 있고 5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비디아의 아성을 깰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의 칩을 쓰는 기업들도 각각 자기들 칩이 있다. MS, 구글, 아마존도 각자 칩을 따로 만드는데 비싼 엔비디아의 칩을 쓰는 것보다 자기 칩을 쓰려는 욕구가 많다”면서 “그들의 경쟁력이 얼마나 올라올 수 있느냐에 따라 엔비디아의 미래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경쟁자인 AMD나 ARM도 이런 칩(GPU)들을 만든다고 하고, 시스템 디자인을 잘했던 다른 이들이 만들 수도 있다”면서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싸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경쟁사가) 싸게 만든다면 엔비디아의 아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빅테크 CEO들을 만난 소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빅테크들도 각자 전략을을 가지고 있는데 전략을 잘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우리 전략은 빅테크와 같은 LLM을 만드는 것보다 반도체를 판다던지, 우리가 가진 다른 솔루션을 파는 게 필요하다보니 각각의 요구가 뭔지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과 만나다보니 반도체 등 단품을 판다기보다 에너지라든가 다른 솔루션까지 뭉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됐다”면서 “이를테면 그들이 원하는 형태의 AI 데이터센터, 그걸 통째로 만들어줄 수는 없지만, 우리 기술과 소재들이 들어가서 효과적인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만들어줄 수 있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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