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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국채지수 편입 가시권, 국가 신용위험 상시적 관리가 관건 [기자수첩-정책경제]


입력 2024.08.13 07:00 수정 2024.08.13 07:00        세종=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일 외환시장 구조개선 정식 시행과 관련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외환 딜링룸 야간데스크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DB

한국 국채가 다음 달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될지 네 번째 윤곽이 가려진다. 이 지수에 편입되면 최대 70조원의 해외 투자 자금이 한국 채권에 유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가 관찰대상국(Watch List) 지위에 오른 지 약 2년이 지난 만큼 정부가 빠른 속도의 조기 편입 전보다 제도권 문턱을 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WGBI를 관리하는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 산하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그룹은 9월 중으로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한다. WGBI는 미국과 일본, 영국 등 23개 주요국 국채를 포함해 ‘선진국 국채클럽’으로 불린다. 이 지수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는 자금 규모만 2조5000억 달러(약 3429조원)에 달한다.


앞서 한국은 지난 2022년 9월 WGBI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랐다. 작년 3월 조기편입을 목표로 속도전에 나섰다. 당시 정부는 기술적으로 촉박하다며 같은 해 9월 편입으로 선회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해 조기 편입은 물 건너갔다.


다만 이번에 최종 편입이 된다면 실제 지수편입까지 6~12개월 시차를 두고, 최소 500억 달러(약 70조원)의 외국계 자금이 한국 국채시장에 유입된다. 즉 외국인의 한국 채권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외국인 자금의 갑작스러운 유출입을 줄여 국내 금융·외환시장 안정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신용도는 최상위권이지만 접근성이 문제라고 평가받아온 한국 채권시장이 선진국 클럽으로 묶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 지수 미편입으로 한국 정부가 원화 채권을 발행할 때마다 금리를 높여야 했던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선진화 작업을 펼친 것도 주목된다. 외국인 국채투자에 대한 이자소득과 양도소득 비과세 조치가 시행됐으며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가 폐지됐다. 무엇보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요건인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의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 국채통합계좌(Omnibus Account)가 지난 6월부터 개통된 점도 편입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달부터 외환시장 거래 마감을 오후 3시 30분에서 다음 날 새벽 2시로 연장하고 외국금융기관(RFI)의 국내 외환시장 직접 참여를 허용한 것도 긍정적 신호로 꼽힌다. 이같은 조치는 모두 FTSE 러셀 측이 제시한 조치들로, WGBI 편입을 위한 필요 요건을 갖춘 셈이다.


실제 편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충분조건에는 다소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FTSE 러셀이 주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체감도 서베이(설문조사)를 진행하는 시점이 7~8월이었고, 개선된 시장 접근성을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한 달 앞둔 WGBI 편입 기회를 이번엔 놓쳐선 안 될 것이다. 글로벌 복합 위기 앞에 한국 금융·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정부는 남은 기간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 이행 과정을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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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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