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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바람대로! 문체부 "비 국가대표의 출전 제한 폐지 추진"


입력 2024.09.10 13:39 수정 2024.09.10 13:4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안세영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대표팀과는 더 이상 함께 가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생각한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안세영(22·삼성생명)이 뱉은 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중간 브리핑을 통해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비(非)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고 선수의 ‘복종’을 규정한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 지침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 김택규 협회장 ‘페이백’ 의혹에 대해서는 “횡령·배임의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조사를 예고했다. 보조금 운영 실태 점검을 통해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협회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안세영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협회와 대표팀 운영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계기로 시작됐다. 당시 안세영은 비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후원사 용품 사용 강요, 선수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대표팀 관행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비(非)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규정에 대한 조사 결과와 입장이 명확하게 나왔다.


현 규정에 따르면, 국가대표가 아닌 배드민턴 선수는 국가대표 활동기간 5년을 충족하고 일정 연령(남 28세, 여 27세) 이상인 경우에만 세계 배드민턴 연맹 승인 국제대회(국가별 참가인원 제한이 없는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문체부 조사에 따르면, 기타 국내 올림픽 및 아시안게임 44개 종목 중 배드민턴처럼 비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경우는 없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안세영 포함한 국가대표 선수단 일부와 면담을 가졌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국제대회 출전 제한 폐지 또는 완화를 희망했다. 일부는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들이 국가대표를 하지 않고 개인 활동에만 전념할 경우 외부 후원의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와 배구 등 규제가 없는 다른 종목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활발하게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기우라는 입장도 존재한다는 것이 문체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제대회 출전 제한은 선수의 직업 행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만큼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 ⓒ 뉴시스

후원 용품 사용 범위에 대해서는 “협회는 유니폼뿐만 아니라 경기력과 직결되는 라켓, 신발까지 후원사의 용품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며 “후원사와 계약 체결을 심의하는 이사회에서 신발을 제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개진이 있었으나 회장의 반대로 현행 유지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44개 종목 중 경기력에 직결되는 용품을 선수들에게 예외 없이 사용을 강제하는 종목은 배드민턴과 복싱(글러브, 운동화)밖에 없었다”라며 “미국, 일본, 프랑스는 경기력에 직결되는 용품은 사용을 강제하지 않으며 덴마크는 신발 및 라켓에 대한 권리는 선수 소유임을 명시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국가대표 선수단은 라켓, 신발이 경기력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본인이 원하는 용품을 사용하길 희망했다”라면서도 “자신들의 자유로 어린 선수들에 대한 지원 감소를 우려하는 의견도 함께 존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력과 직결되는 용품은 선수의 결정권을 존중할 필요가 있기에 신속한 개선을 위해 협회 후원사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문체부는 선수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협회의 규정에 대해 즉각 폐지를 권고했다.


협회는 선수의 임무로 '촌 내외 생활과 훈련 중 지도자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을, 선수의 결격 사유 중 하나로는 '본 협회의 정당한 지시에 불응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문체부는 "故최숙현 선수의 사건 후 체육계에게 공식 폐지됐음에도 잔존하는 규정으로 즉각 폐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정우 체육국장은 "실제 예전보다는 상황이 달라졌는데 지도자와 선수의 관계가 아직도 상명하복의 수직적 관계인 게 사실이다"라며 "선수촌 관계자들을 만나는 과정 등을 거친 후에 지도자와 선수가 각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전반적인 가이드 라인을 만드는 조건 하에 해당 제도를 폐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체부는 오는 9월말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 결과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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