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마존서 올 하반기 車 판매 예고
아마존 홈페이지에는 약 1년 째 쇼룸만
"美 딜러들 불만 많아"… 딜러구조 극복 '고심'
현대차가 올해 하반기 아마존에서 차량을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차량 판매 조짐은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11월 아마존과의 협력 소식을 발표한 이후 공개된 현대차 쇼룸만 표시될 뿐이다.
아마존을 통해 '온라인 판매 전환'을 시험할 것인지,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늘리는 데에서 만족할 지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1일 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는 현대차의 아마존에서의 판매 계획이 진전되지 않아 딜러들 사이에서 강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아마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 하반기부터 모든 차량 라인업을 아마존에서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발표 이후 아마존 쇼핑몰에서는 현대차의 차량 라인업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쇼룸이 공개됐는데, 여전히 같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미국 딜러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단순히 아마존 홈페이지 구매창의 변화 뿐 아니라 그간 아마존과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올해 하반기 중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딜러들과의 조율 및 소통은 상반기부터 이뤄졌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이크 스탠튼 전미 자동차딜러 협회장은 현지 매체가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아마존은 약 1년 전에 이 사실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파일럿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딜러들의 불만을 듣고 있다"며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또 다른 디지털 리테일 도구로 보이며, 최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딜러들은 아마존에서의 현대차 판매 구조가 판매에 유리한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아마존에서 직영 판매에 나서지 않고, 현지 대리점의 딜러들을 전면에 세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딜러가 직접 아마존 프로그램에 차량 및 재고 상황을 등록하고, 가격과 할인율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그간 자동차 업계에서 전례없던 시도인 만큼 현대차 입장에서는 '아마존 판매 실험'의 의의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아마존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판매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아마존 판매 실험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선 대리점 개수를 줄이고 오랫동안 미국에서 자리잡은 딜러 중심 판매 구조를 극복해야한다. 온라인 플랫폼을 앞세우고 대리점 개수를 점차 줄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온라인 판매의 대표주자격인 테슬라처럼 말이다.
반대로 온라인 채널만 늘리는 구조라면, 아마존에서의 판매가 소비자의 대리점 방문으로 이어질 수는 있으나 고정비 측면에서 수익을 대폭 늘리긴 어렵다. 대리점을 이용하지 않고, 아마존에서만 차량을 둘러본 뒤 구매하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저가의 생필품을 파는 전국민 쇼핑몰에서 차량을 판매한다고 해서 구매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딜러사 협회장인 스탠튼은 "치약을 구입한 후에 차를 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도 숙제 중 하나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에 대한 불안감이 짙어졌지만 현 시대에 온라인이라는 채널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테슬라 이후 글로벌 브랜드들이 온라인 전환을 하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인데, 현대차와 아마존의 협력은 자동차 업계에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