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폭파, 의견 수렴 없이
몇몇 사람에 의해 일방적 진행"
감사원 감사 결과에 주목
문재인 정부 시절 마련된 9·19 군사합의 후속조치로 남북이 각각 감시초소(GP) 10개소를 폭파한 가운데 해당 조치와 관련한 석연찮은 대목들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군 당국 차원의 면밀한 검토 없이 소수 인사들에 의해 GP 불능화가 결정된 만큼, 관련 사안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8일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GP 폭파와 관련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비밀리에 하더라도 의견 수렴이 있었다면 문제 제기가 있었을 텐데, 그런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몇몇 사람에 의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2018년 군사합의 후속조치로 비무장지대(DMZ) 내 GP 10곳씩을 파괴하고, 각자 1개소에 대해선 병력·장비를 철수하되 원형은 보존하기로 한 바 있다.
김 장관은 "감사원 감사 중에 있어서 말씀드리긴 제한된다"면서도 "의견 수렴 과정이 없이 일방적 결정이 이뤄진 것 때문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고 인식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GP 폭파와 관련한 합동참모본부 차원의 작전적 검토 등을 담은 보고서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는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GP 폭파 및 검증이 '졸속'으로 이뤄진 정황은 작업 기간으로도 확인된다는 지적이다.
조창래 국방정책실장은 우리 측이 GP 불능화를 20일가량 진행했다며 "북한은 하루에 파괴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이틀에 한 번꼴로 총 20일에 걸쳐 GP 10곳을 폭파했지만, 북한은 단 하루에 10개소에 대한 불능화 조치를 마무리 지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우리 측 검증단은 북한 GP 폭파 현장을 방문해 지하 시설 파괴 여부 등을 확인하려 했지만, '지뢰지대'라는 표식이 붙어있어 면밀한 검증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역시 우리 GP 폭파 현장을 구석구석 살펴보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의원은 "보니까 (북측이) 물을 길어 먹는 데라고 해서 안 들렀다는 것인데, 확인하러 간 (우리 측) 확인관(검증단)들은 뭐 하러 갔느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조 실장은 "확인 보고서에 그런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안다"며 "(감사원에) 관련 자료로 제출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보고서가 국방부 및 청와대에 보고됐느냐는 질문에는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감사 결과가 나와야 알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