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과학기술컨벤션센터 '유비리서치 2025 상반기 세미나'
이충훈 대표 "한국은 가격 정책으로 중국에 대응 어려워"
"중국의 추격과 차별화하기 위해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
중국 TV 제조사들이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의 미니LED TV를 주력으로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차별화를 위해선 OLED 시장에 주력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충훈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 대표는 14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비리서치 2025 상반기 세미나'에서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표는 "중국 업체들이 이미 LCD를 장악하고 마이크로LED까지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며 "이 상황에서 한국 세트 업체들이 중국 대응을 위해 대형 미니LED TV 시장 확장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있는데 그것보다는 기존에 하던 OLED에 주력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미니LED TV는 LCD TV의 한 종류다. 휘도(밝기) 성능이 좋아 현재 시장에서 OLED와 함께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된다. OLED보다 양산 기술이 쉽고 투자 금액은 낮지만 성능은 비슷하다는 점에서 가성비 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중국 업체들이 주력하는 이유다.
이에 OLED TV 시장은 여전히 개화하지 않고 있는 추세다. 이 대표는 "OLED는 전년도에 비해 지난해에는 시장이 좀 커지긴 했으나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 있다"며 "그럼에도 중국과의 차별화를 위해 OLED TV 확장에 중점을 둬야만 한다. 어려운 걸로 경쟁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업체들이 원가 절감에 집중하는 것과 관련해서 이 대표는 "한계가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낮은 가격으로 고품질을 만들어내는 건 선발대와 경쟁하는 후발주자가 하는 역할이고, 이미 후발대와 경쟁중인 한국 입장에선 가격으로 경쟁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OLED 패널 시장은 대형보다는 여전히 중소형에 속하는 모바일용이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올레드 출하량은 각각 8억3300만 대, 2500만 대이며 올해는 9억1000만 대, 3000만 대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OLED 시장의 기업별 매출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57%, LG디스플레이가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일부 언론에선 한국 OLED가 위험하다하는데 여전히 괜찮다. 다만 LG디스플레이가 출하량 측면에서 중국 BOE에 다소 밀리긴 하지만, LG디스플레이 역시 잘하는 기업이고 출하량 및 매출 측면에서 점차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관세 정책과 관련해 한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이충훈 대표는 "중국 세트 업체들은 이미 관세에 대비해 많은 물량을 미국에 보내놨다"며 "한국 세트 업체들은 멕시코에 공장이 있어 미국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충훈 대표는 "BOE가 CES 2025 전시 메인에 차량용 패널을 중심으로 했다. 중국은 어제보다 오늘이 나으면 즐거워하는 분위기다. 한국은 목표를 잡아놓고 미달하면 실패했다고 보는 측면이 강한데 이런 산업계 문화의 차이를 봤을 때 중국은 꾸준히 발전해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IT용과 차량용 OLED 역시 점차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8.3억대였으나 올해는 9.1억대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TV용의 경우 지난해 650만대에서 올해 880만대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