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경질 ‘끝내 이루지 못한 만화축구’
6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경질 통보
한일전 참패 결정타..고트비 물망
조광래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갑작스럽게 경질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6일 조광래 감독에게 경질 통보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결정은 축구대표팀이 지난달 레바논과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5차전 원정경기서 1-2로 충격패를 당하면서 최종 예선을 장담하기 어려워지자 내린 극약처방으로 풀이된다.
조광래 감독은 지난 7월, 2010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 신화를 이룬 허정무 감독의 후임으로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약 1년 5개월 동안 한국축구를 지휘해왔다.
조광래 감독은 빠른 공수전환을 통한 스페인식 패싱축구를 롤모델로 삼아 ‘만화축구’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국제대회였던 올해 2월 아시안컵에서 비록 51년만의 정상탈환에는 실패했으나 세대교체와 패스축구의 가능성을 선보이며 3위에 올라 호평을 받았다. 조광래 감독 취임이후 약 1년간 아시안컵을 포함하여 치른 A매치 14경기에서 9승 4무 1패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일본에서 열린 원정 한일전에서 0-3의 충격적인 참패를 당하며 조광래호의 리더십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후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에 돌입했으나 지지부진한 경기력으로 우려를 자아낸 끝에 지난 레바논과의 5차전 원정경기에서 1-2로 덜미를 잡히는 ‘베이루트 쇼크’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조광래호는 현재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승점 10점(3승1무1패)로 아직 B조 1위에 올라 있지만 내년 2월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최종전을 승리로 이끌지못할 경우, 최종예선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비상 상황이다.
조광래호는 홈과 원정에 따른 극심한 경기력 편차, 해외파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로 번번이 도마에 올랐고, 선수차출과 기용 문제 등을 놓고 각급 대표팀 및 기술위원회와 각을 세우는 등 내내 순탄하지 못한 행보를 걸어왔다.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대표팀 전력의 핵심이던 박지성, 이영표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것도 조광래호에는 큰 악재로 작용했다.
한국축구의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야심차게 출발했던 조광래 감독의 만화축구는 결국 이루지 못한 상상속의 꿈으로 남았다. 축구협회는 조광래 후임으로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 중 한 명인 압신 고트비 시미즈 S펄스 감독과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 등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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