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관치논란' 금융공기업 CEO "낙하산 보단 전문가"
거래소·신보·기보 특정 인물 '내정설' 확산…혼란 막을 전문가 절실
한동안 '관치논란'에 휩싸여 중단됐던 금융공기업 수장 선임 절차가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시끄럽다.
금융가에선 '내정설'이 소문을 타면서 일부 후보군에 대해 '관치 인사', '낙하산' 등 반대 여론이 거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9일 서류전형 심사를 통해 지원자 11명 중 5명을 면접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관료부터 학자, 기관장까지 출신 성분이 다양하다.
거래소는 공모절차를 통해 이사장을 선임하게 된다. 하지만 거래소는 정권 실세의 선택에 의해 '낙하산'을 앉히는 자리라는 인식이 고착화된 듯 이사장 공모때마다 내정설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번 이사장 선임 역시 잡음 투성이다. '내정설'을 보면, 박근혜 정부의 권력 실세가 특정 인사를 낙점했다고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여기에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역시 차기 이사장 내정설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특정인사 내정설이 나오자 신보 노조는 "관치 인사이자 절차를 무시한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기보 역시 금융당국 인사가 내정됐다는 내정설이 돌자 임기가 1년 남은 현 이사장이 불만을 표출하며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자본시장은 위기를 맞고 있다. 주식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4조원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도 6조원을 유지했던 것에 비해 크게 위축됐다.
지난 달까지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조381원에 그쳤다. 지난해 4조8246억원보다 16%나 줄어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생상품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파생상품 세계 1위라는 명성도 옛일이다. 올 상반기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거래량은 4억2900만 계약으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69.2%로 급감했다.
올해 한국의 파생상품시장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주변 국가들의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증권사의 실적도 추락했다. 증권사의 4월부터 6월까지 순이익은 27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0%나 급감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올 하반기 증권산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런 사정에도 금융공기업 수장의 '관치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한국거래소(KRX)를 방문해 5년 내에 코스피 3000시대를 반드시 열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글로벌 경기가 어려운 만큼 우리 경제의 활력을 심어 돈이 돌수 있는 활황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과거를 곱씹어 볼때 '관치' 논란이 계속되고 현실화된다면 혼란만 가중될 뿐 바닥에 떨어진 자본시장은 일어설 힘마저 잃을게 불보듯 뻔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 기간 한 증권사를 방문해 취임 다음해에 코스피 3000을, 임기 5년 내에 코스피 5000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MB정권에서는 자신의 측근을 수장에 앉히는 실수를 반복하고 말았다. 구원투수가 필요했지만 관치 인사 논란만 가중되고 말았다.
이 전 대통령이 밝힌 공약과 달리 자본시장의 '장밋빛'은 공허한 메아리였으며 성적표는 나아질게 없었다.
증권업계에서는 과거의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정 인물의 낙하산보다 바닥에 곤두박질 친 자본시장 현안을 잘 짚어 낼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관료 출신이나 특정 후보의 낙하산이 될 것이라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면서 "바닥에 떨어진 자본시장을 진단하고 추진할 수 있는 전문가가 내정 되길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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