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커리어? 제2의 우즈 0순위 조건은
보유한도 바뀌며 외국인타자 2014시즌 큰 변수
경력 아닌 성실성-한국문화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
2014시즌 프로야구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바로 용병 타자다.
올 시즌 팀당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가 3명으로 늘어났고(NC 4명), 1명 이상은 반드시 타자를 영입하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예년보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선수들도 즐비하다.
각 팀마다 파워와 장타력을 갖춘 외국인 거포들이 늘어나면서 홈런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공격야구 활성화는 각 팀만의 차별화된 스타일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선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외국인 선수들의 등장이 정상급 선수들의 해외진출로 인한 스타부재 현상을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타이론 우즈나 펠릭스 호세, 제이 데이비스, 클리프 브룸바, 카림 가르시아 등은 한국프로야구를 풍미한 외국인 타자를 거론할 때마다 빼놓지 않는 이름이다. 저마다 화려한 기량으로 한 시대를 호령했다. 지금도 한국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지 이름값이나 기량 때문이 아니다. 뚜렷한 개성이 있으면서도 한국 프로야구와 한국 문화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났다.
일례로 역대 외국인 타자 홈런 1·2위인 타이론 우즈(174개)와 제이 데이비스(167개)는 한국에 오기 전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한국프로야구에서 한 획을 그었다. 특히, 우즈는 한국무대에서 MVP-홈런왕-한국시리즈 우승을 석권하고 일본까지 진출해 성공신화를 이어갔다. 데이비스는 7시즌 한화에서 활약,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라는 기록도 세웠다.
한국무대에서 성공한 외국인 선수들의 공통점은 성실성과 적응력은 기본이고 한국과 한국문화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했다는 것이다. 일부 거만한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국내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경청했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매우 좋았다. 외국인들이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음식이나 주거환경 등 야구 외적인 문제에서도 순조롭게 적응했다.
반면 한국야구를 무시하거나 이름값만 믿고 방약무인한 선수들은 대부분 일찍 도태되거나 반짝해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메이저리거 출신이라는 경력만 믿고 한국 선수들을 우습게 여기다가 혼쭐이 난 외국인 타자들이 적지 않고, 향수병을 호소하며 불평만 늘어놓다가 떠난 선수들도 많았다. 야구전문가들은 아무리 미국이나 일본에서 잘 나갔던 선수라고 해도 한국무대에서는 신인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메이저리그 경력을 지닌 선수라고 해서 무조건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스카우트들은 현지에서 경기 기록 같은 자료 못지않게 인성적인 부분에 대한 고찰도 중요하게 여긴다. 가족 관계나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은 어떠한지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어느 정도 있는지도 중요한 정보자료다.
한편으로 국내야구계에서도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외국인 선수들을 소모품이나 이방인 정도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아직 남아있다.
일본처럼 외국인 선수들도 장기계약이나 FA제도를 가능하게 하고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를 늘려 마이너리그처럼 유망주 시절부터 한국무대에서 육성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문화 시대에 프로야구도 외국인 선수를 이제 '용병'이 아닌 한국프로야구의 일원으로 더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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