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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구멍 난 금융권 "내부통제 하는 거 맞나요?


입력 2014.05.26 13:30 수정 2014.05.26 14:44        목용재 기자

"금융사고 잇따라 터지면서 은행들 경각심 높아져…자체검사 강화하고 당국에 보고하는 경향 커"

신한은행의 행원급 직원이 1억3100만원 규모의 은행 시재금을 횡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은행권의 '내부통제'문제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연합뉴스

신한은행(은행장 서진원)의 일선 직원이 은행의 시재금을 횡령했다가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은행권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국내 은행들은 해외 법인·지점의 부당대출 및 비자금 조성 의혹, 시재금 유용 및 횡령, 고객 정보 유출 등 총체적인 내부통제 부실을 드러내면서 범 금융권의 '모럴해저드' 문제로 확대됐다.

정작 해당 은행들은 허술한 내부통제라는 비난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현재 자체감사를 통해 직원들의 일탈, 각종 비리 등을 적발하고 있어 은행 자체의 내부통제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해명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2월 신한은행은 본점 자체감사를 통해 일선 지점의 행원급 직원이 1억3100만 원 규모의 시재금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후 은행은 금융감독원에 관련 사실을 보고하고 해당 직원을 올해 1월부로 면직처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일선의 직원이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1억31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본점 자체감사를 통해 적발해 냈으며 관련 징계, 사후처리도 완료된 상황"이라면서 "면직된 직원이 1억3100만원을 모두 변상한 만큼 은행 측에서 고발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자체감사를 벌여 내부직원의 일탈행위를 적발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례도 내부통제 부실 선상에서 출발한 점을 미뤄 금융권 일각에서도 자체감사 적발이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는건지, 없는건지 애매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 직원의 일탈행위는 내부통제 부실로 인해 발생하는 금융사고로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같은 사건은 금융당국 등 외부 감사가 아닌 자체감사를 통해 가려낸 것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보면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에도, 없다고 보기에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은행들은 내부통제의 부실을 드러내며 여러 가지 금융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씨티(은행장 하영구)·SC은행(은행장 아제이 칸왈)에서는 20만 건에 육박하는 정보유출 사태가 벌어진 바 있고 국민은행은 지점 직원이 부동산개발업체에 1조 원 대의 허위 확인서를 발급하는 등의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또한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 기업은행(은행장 권선주)에서는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문제가 불거진 후 도쿄지점에서 부실대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해당사건은 모두 내부통제 부실로 인해 '사람관리'를 잘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지만 이는 또한 해당 은행들의 자체감사를 통해 적발, 금융당국에 선(先) 보고한 사례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중국 현지법인에 납품하는 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가 선적서 등을 위조하는 방식으로 정상거래 내역에 허위 매출채권을 끼워 넣어 180억 원의 대출을 받아 챙긴 사건도 씨티은행의 자체검사를 통해 드러난 사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작년부터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금융당국의 검사강도가 강해졌고 이에 따라 은행권의 경각심이 높아졌다"면서 "특히 한 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졌는데 은행들이 이를 보고 자체검사를 강화하고, 적발해낸 것을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밝혔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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