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아니라지만' 너무 쉽게, 그리고 너무 어렵게
상태 점검하는 평가전임에도 실망스러운 경기력
한 방에 뚫리고 갈린 수비와 전개 너무 느린 공격
"100% 전력이 아니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나 홍명보 감독이 밝힌 대로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라고 하지만 경기운영을 본 축구 전문가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가상 알제리' 튀니지(FIFA랭킹 49위)와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에서 박주영과 손흥민, 이청용 '삼각편대'를 선발로 세웠지만 1골도 넣지 못하고 0-1 패했다.
이번 튀니지전은 승리 자체보다는 현 상태를 점점하고 선수들의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성격이 더 짙다. 그럼에도 5만 여 홈 관중이 들어찬 경기에서 무기력하게 패한 것은 현 상태의 심각성을 드러내 우려를 낳았다.
특히,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 손흥민, 이청용 '삼각편대' 외에 구자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포백으로 윤석영, 김영권, 홍정호, 이용 등을 출전시켰고 기성용과 한국영이 미드필더로 나섰다. 사실상 '베스트 11'이었다.
초반은 한국의 경기 흐름이었다. 전반 4분 만에 이청용이 미드필드 중앙지역으로 몰고 간 뒤 왼쪽으로 들어오는 윤석영에 패스했지만 부정확한 크로스로 기회를 날렸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30분까지 볼 점유율 우위 속에 흐름을 주도했다.
하지만 전반 중후반에 접어들자 수비에서 조금씩 허점을 드러내면서 흐름은 튀니지 쪽을 향했다. 전반 32분 이용이 미끄러지면서 뒷공간을 내주는 바람에 한 차례 위기에 놓인 데 이어 전반 42분에는 젬마가 머리로 떨어뜨린 공을 누구도 막지 못하면서 상대에게 슈팅 기회를 줬다.
결국, 후반 44분 선제 결승골을 허용했다. 하프라인부터 치고 나온 주하이에르 다우아디를 기성용, 한국영 등 미드필드에서 저지하지 못하면서 단독 돌파 위기를 맞았다. 골키퍼 정성룡과 1:1 맞선 상황에서 허무하게 골을 내주고 말았다. 다우아디의 순간적인 돌파에 한국은 중앙 미드필더부터 중앙 수비까지 한순간에 무너졌다.
홍명보 감독은 튀니지전을 앞두고 "세트 플레이 실점이 많았던 것을 확인하고 싶다. 상대 역습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하겠다"고 말했지만 상대 속공 한 방에 허무하게 골문이 갈리는 불안함을 노출했다.
반면 삼각편대의 공격은 너무나 무뎠다. 기대했던 박주영의 첫 슈팅은 후반 4분에야 나왔다. 공격에서 연계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최전방에 있는 공격수들도 고립되기 일쑤였다. 두꺼운 수비벽을 쌓은 튀니지 방패를 뚫기에는 공격 전개 속도가 많이 느렸다.
후반 15분 구자철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할 무렵 중앙 수비수 홍정호가 젬마의 태클에 걸려 부상하면서 곽태휘까지 투입하는 등 계속 고전했다. 한국도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무리한 태클을 하는 등 파울이 많이 나왔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23분 손흥민 대신 김보경, 후반 30분 박주영 대신 김신욱을 내보내 다른 공격 자원을 테스트하는 한편 후반 32분에는 지친 기성용을 빼고 하대성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막판에는 이청용 대신 지동원까지 넣으며 동점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여전히 공수전환 속도는 느렸고 이미 자리하고 있는 튀니지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시간만 흘려보냈다. 후반 44분에는 김보경이 튀니지의 태클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무위에 그쳤고, 마지막 하대성의 슈팅도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속공 역습에 너무나 쉽게 뚫린 수비와 너무 매끄럽지 못한 공격진이 빚은 패배였다.
대표팀은 29일을 끝으로 국내 훈련을 마치고 30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출국한다. 마이애미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가나와 최종 평가전까지 치르고 나면 다음달 12일 브라질에 입성하게 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