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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후보’ 17년간 ML 누빈 박찬호 가치


입력 2015.01.10 07:26 수정 2015.01.10 07:3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성 가능성 낮지만, 후보 자체만으로 큰 발자취

괴물 같은 선수들과 경쟁하며 전입미답 경지 올라

박찬호는 1994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한 이래 무려 17년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약했다. ⓒ 연합뉴스

'코리안특급' 박찬호(42)가 2016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르며 국내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찬호는 1994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해 201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끝으로 메이저리그를 떠났고, 통산 124승으로 역대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7일(이하 한국시간) 2016 명예의 전당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이상 활약한 선수들 가운데 은퇴 후 5년이 지나면 명예의 전당 입후보 자격을 지닌다. 엄선된 야구 전문 기자단의 투표로 75% 이상 득표해야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다.

올해는 '빅 유닛' 랜디 존슨,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즈, '타격머신' 크레이그 비지오, '전천후 에이스' 존 스몰츠 등이 새롭게 명예의 전당 멤버로 합류했다. 박찬호와 동시대인 90~2000년대를 풍미한 슈퍼스타들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명예의 전당은 메이저리거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영예다. 그야말로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전설들만이 오를 수 있는 자리다. 한 시대를 풍미한 슈퍼스타들조차도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명예의 전당에 오른 4인방 중 크레이그 비지오는 3수 끝에 겨우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었다.

반면 박찬호의 과거 팀 동료이자 공격형 포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마이크 피아자, 휴스턴의 레전드 제프 배그웰 같은 선수들도 올해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류현진의 소속팀 다저스의 감독이기도 한 돈 매팅리는 15년째 명예의 전당에 낙마하며 후보자격을 완전히 상실했다. 그만큼 명예의 전당이 입성하기도 어렵지만, 한편으로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 해도 대단한 선수였다는 것을 증명한다.

아시아 선수가 명예의 전당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에 이어 두 번째다. 노모는 지난해 투표에서 571표 중 6표를 얻는데 그쳐 1.1%의 득표율에 첫해에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

박찬호 역시 명예의 전당 승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박찬호와 함께 2016 명예의 전당 후보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켄 그리피 주니어와 트레버 호프만 등 쟁쟁한 슈퍼스타들이 포진해 있다. 박찬호로서는 현실적으로 노모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받으며 후보 자격을 한 해 더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하지만 한국인 선수가 역대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입후보할 만한 자격을 갖췄다는 것만으로도 박찬호는 한국야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볼 수 있다.

박찬호 이후 앞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후보할만한 한국인 선수가 언제 다시 나올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류현진과 추신수 정도다. 이들도 아직 명예의 전당에 입후보할만한 자격조차 갖추기에는 갈 길이 까마득하다.

매년 수백 수천 명의 야구선수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메이저리그의 문을 노크하지만 대부분은 빅리그에서 1~2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다. 박찬호는 그 치열한 전쟁터에서 무려 17년이나 버텨냈다. 그것도 한국인 선수로서는 아무도 가지 못했던 그 길을 가장 처음 개척했고, 아시아 투수로서 아무도 이르지 못한 전인미답의 경지에까지 도달했다.

올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전설들을 바라보며 저런 괴물 같은 슈퍼스타들과 동시대에 활약하면서도 메이저리그에서 오랜 시간 살아남았던 박찬호의 야구인생이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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