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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은 '바다' 올 여름은 '액션' 흥행 코드조합?


입력 2015.07.30 09:36 수정 2015.07.30 09:40        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문화 꼬기>'유쾌함' 잃지 말아야 여름 영화 흥행

영화 '암살'·'베테랑'·'협녀, 칼의 기억'이 올 여름 개봉한다.ⓒ 쇼박스·CJ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위부터)

몇년 전부터 각 영화의 흥행 코드 조합이 시너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올 극장가는 일단 작년의 진지함과 유쾌함이 여전히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영화 '명량'과 '해적', 그리고 올해는 '암살'과 '베테랑'이 흥행 코드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명량'은 진중함이 커서 처음에 무겁게 해서 거부감을 들게도 하였고, '해적'은 너무 가볍게만 보였다. 

처음에 많은 이들이 지적한 바다를 다룬 작품이라는 포인트는 별로 흥행과는 상관이 없었다. 바꿔 말하면 세월호 참사 때문에 바다를 소재로한 영화들이 고전할 것이라는 예측들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이에 관련하여 영화 관객의 증가는 각 영화들을 소비하는 관객들의 심리적 흐름이 중요해졌다. 여름내내 많은 관객들이 여러 영화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인사이드 아웃'의 다섯개 감정처럼 여러 감정을 충족할 수 있는 각각의 영화를 소비해야 한다.

우선 여름에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긍정의 메시지다. 패배와 죽음에만 머무는 영화는 일차적으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방학이나 휴가철이라는 점은 더욱 이러한 특성에 부합한다. 영화 '명량'은 진지하지만 가장 극적인 승리의 전투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보고 나면 긍정의 힘과 희망의 여운이 남을 것으로 기대되는 영화이다.

또한 여름흥행 영화에는 무더위와 피로를 가시게 할 수 있는 요인도 필요하다. 그러나 예전 처럼 공포 영화의 전율로 이러한 무더위와 피로감을 가시게 할 수 있는 대중적 정서는 이제 존재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포영화는 봄이나 가을로 쫓겨갔다. 또한 무조건 여름 영화가 가볍게 재미만 있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영화 '명량'이 보여주었다. 전세대가 볼 수 있는 영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에 실버 계층에게도 볼만한 영화가 항상 필요할 만큼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장노년층에게도 일상적이 되었다. 이러한 점은 올해 영화 '암살'이 보여주고 있다. 영화 '암살'은 친일파 처단이라는 전세대적인 어필 포인트가 있으며, 그들을 처단함으로써 역사에 대한 희망의 관점을 담아내고 있어 기분을 좋게 만들어낸다. 

2014년 영화 '해무'를 이기고 '해적'이 성공한 것은 유쾌함 때문이다. 애초에 '해무'는 봉준호 사단이 만들어낸 작품이라 그 작품성 면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영화적 정체성이나 수준에 관계없이 너무 진지했고, 상황은 매우 극단적이었다. 긍정의 메시지가 없어 보였다. 즉 여름 영화의 특성에 맞지 않았다. 여름에는 웃음이 작렬해야 하는 면도 분명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모두 공통적인 것은 액션이다. 영화 '명량'도 막판의 전투장면이 길게 없었다면, 흥행을 못했을 것이다. 

올해도 '암살'은 진지하니 시원한 웃음 뒤를 액션영화로 덧붙이면, 여름 영화의 코드에 맞아 보인다. 통쾌한 액션과 웃음의 코드는 영화 '베테랑'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영화 '암살'에도 웃음의 코드가 있지만, '베테랑'보다는 덜할 수 밖에 없는데, 작년 '해적'의 수준까지 커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베테랑'의 경우 장르적 속성이 있고, 전세대가 즐기는 보편적인 코드 부분에서 '암살'보다 덜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영화 '명량'과 '해적'의 사례와 비교해 닮은 점이 있다.

그러나 변수가 있으니 영화 '미션 임파서블-5'이다.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게 만들고, 전작들의 후광 효과가 존재한다. 이번에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액션 자체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주로 어필할 수 밖에 없는 점이 있다. 이는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갖고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한편 '인사이드 아웃'이나 '미니언즈'같은 애니메이션은 고정적인 포션을 올 여름에도 차지하면서 아이 중심으로 진전되는 사회의 면모를 다시 보여줄 것이다. 여기에서 아이는 유아를 말하는 것으로 유아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이들은 좀 더 다른 장르에 비해 제한적일 수 있다. 때로는 다른 경쟁작들이 없을 때, 애니메이션이 폭발적인 흥행가도를 달리지만 올해는 다른 흥행영화가 여럿 포진해 상영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의 스크린을 지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어쨌든 하나의 정답은 없다. 갈수록 여름 영화를 여러편 소비하기 때문에 감정의 과잉이나 쏠림을 벗어나 균형을 맞춰주는 영화 수용은 더 확연해지고 있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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