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방중, 한미·한일 관계 외교적 성과 있어"
홍현익 "한일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마련…이는 미국 이익에도 부합"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 이후 우리 정부의 외교적 셈법이 한층 복잡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이 이번 방중과 관련, 내심 불안을 표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한미·한일 관계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이번 방중으로 한미·한일 관계에 있어서 박 대통령이 얻은 외교적 성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4일 라디오 프로그램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박 대통령께서 이번에 중국에 방문하셔서 일본과 미국은 사실 상당히 불안한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거꾸로 보면 한미일 3국 관계에서 미국이 ‘한일 관계 잘 해보라’ 하고 오히려 아베는 잘 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피하는 듯한 인상을 줬는데 이번에 이를 일소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게 큰 성과”라고 말했다.
한일 관계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일 간 정상회담이 두 차례나 이뤄져 한중일 3국 가운데 한국이 일종의 고립 처지에 놓였으나, 이번 방중을 통해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자연스럽게 한일 정상회담 개최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한일 관계의 진전을 바라는 미국의 기대에도 부합하는 것이라는 게 홍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홍 연구위원은 “따라서 10월 16일 박 대통령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미국을 방문하실 수 있게 됐다는 측면이 있다”며 “또 이번에 북한 도발을 억제하는 한중 간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박 대통령께서 중국을 방문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된 점이 외교적 성과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방중으로 북한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하며 “북한 핵 개발이 노골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의 9.1공동성명이 지켜져야 하고 과거 중국이 약속한 안보리 제재 결의안도 계속 잘 준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 한중 정상의 합의가 하나의 계기가 돼 실제 재개로 이어진다면 우리에게는 큰 성과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어 홍 연구위원은 “이산가족 상봉도 잘 해가면서 북한 당국이 미사일을 쏘지 못 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정부에게 제일 시급한 과제”라며 “대통령께서 이번에 중국을 가시는 결단 못지않게 보다 전향적으로 대북정책을 하신다면 남북관계도 잘 되지 않을까”라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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