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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내몰린 두산…어떻게 스스로 무너졌나


입력 2015.10.22 05:58 수정 2015.10.22 05:5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선발 유희관 2.1이닝 4실점 부진, 조기 강판

7회 대거 5점 내주는 과정서 난타, 실책 반복

7회 김재호의 실책은 두산 패배에 쐐기를 박았다. ⓒ 연합뉴스

마산 원정서 1승 1패 성과를 냈던 두산 베어스가 정작 안방 경기서 마운드가 괴멸,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두산은 21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NC와의 플레이오프 홈 3차전서 2-16 대패했다.

이로써 1승 2패가 된 두산은 4차전마저 내줄 경우 이대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반면, 정규 시즌 2위를 확보하며 체력을 비축했던 NC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전에 두게 됐다. 공룡들의 꿈이 이뤄진다면, 1군 진입 3년만의 한국시리즈 직행이라는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손민한과 유희관이 맞붙은 선발 싸움에서는 두산이 유리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유희관의 유일한 불안요소는 후반기 체력 저하였고, 이를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결국 유희관은 제구 난조와 구위 하락 현상을 극복하지 못했고, 이는 두산 대패의 시작점이 됐다.

유희관은 2.1이닝만을 소화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가 내준 점수는 무려 4점에 이르렀다. 1승 1패 동률 상황에서 시리즈 무게추가 기울 3차전이었기 때문에 김태형 감독은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조기 강판이었다.

하지만 불붙은 NC 타선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희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두산 구원진들은 약속이라도 하듯 난타를 당하기 일쑤였다. 그나마 잘 버틴 노경은이 3.1이닝 1실점으로 선방했지만 함덕주(0.2이닝 3실점), 오현택(0이닝 1실점), 진야곱(0.2이닝 3실점), 남경호(0.2이닝 3실점) 등이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마운드 개편이 이뤄진 두산은 이날 등판했던 투수들 역시 향후 미래를 이끌 영건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와 같은 큰 경기서 집단 부진 현상을 겪었다. 특히 제구가 문제였다. NC 타자들은 서둘러 공격할 이유가 없었다. 기다리면 볼 카운트가 유리해졌고,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운데로 던진 공을 손쉽게 받아쳤다.

사실상 경기를 내준 7회초가 결정적이었다. 당시 두산은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동안 안타 2개와 4볼넷을 허용했고 폭투와 실책까지 겹치며 대거 5점을 내줬다. 선수들 얼굴에서는 이미 전의를 상실한 표정이 엿보였고 이들을 응원하던 두산 홈팬들은 망연자실할 뿐이었다.

무엇보다 김재호의 실책 장면은 장탄식을 이끌어내고 말았다. 두산은 7회 1사 만루 위기서 대타 모창민이 띄운 평범한 뜬공을 뒤로 물러나던 유격수 김재호가 놓치고 말았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계속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시즌 내내 좋은 수비를 선보였던 김재호의 실책이었기에 실망이 배가됐다.

중심타선의 침묵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민병헌-김현수-오재원-최주환으로 구성된 3~6번 타순은 전혀 위력적이지 못했다.

특히 NC 선발 손민한은 1회부터 제구가 흔들렸고, 조기 강판 시킬 기회가 있었지만 스스로 밥상을 걷어찬 꼴이 되고 말았다. 당시 두산은 1회 정수빈의 안타와 허경민의 번트 등으로 1사 3루 찬스를 맞았다. 김현수와 오재원이 내리 볼넷을 골라낸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지명타자로 나선 최주환이 2루 직선타로 물러났다. 3회에는 김현수의 1루 땅볼을 시작으로 후속 두 타자가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5회에도 3~5번이 삼자범퇴를 당하며 망신을 사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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