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티볼리 에어' 날개 달고 올해도 '순항'
티볼리 이어 흑자행진 이끌어줄 효자모델
엔트리 준중형 SUV 시장 본격 공략
지난해 소형 SUV ‘티볼리’ 열풍에 힘입어 4분기 적자 탈출에 성공한 쌍용자동차가 올해 1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가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2분기 이후에도 준중형 엔트리급 SUV ‘티볼리 에어’ 판매가 본격화되며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9일 쌍용차에 따르면, 이 회사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342억 적자에서 2분기 199억 적자, 3분기 36억 적자로 점차 손실폭이 줄어들다 지난해 4분기 218억원 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올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81억원으로 이익 폭은 줄었지만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회사측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쌍용차의 ‘효자모델’ 티볼리는 국내 시장에서 소형 SUV 급성장 수혜를 입는 것을 넘어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소형 SUV 급성장은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었다. 2014년 3만대에도 못 미쳤던(2만8559) 소형 SUV 판매는 지난해 8만2308대로 무려 188.2%나 증가했다.
이같은 소형 SUV 급성장을 주도한 것은 쌍용차 티볼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이 시장을 이끌어오던 르노삼성 QM3는 2014년 1만8191대에서 지난해 2만4560대로 35.0%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한국지엠 트랙스는 1만368대에서 1만2727대로 22.7% 성장했지만, 지난해 1월 출시된 티볼리는 이 둘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4만5021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2014년 대비 지난해 소형 SUV 판매 증가분인 5만3749대의 대부분이 티볼리 출시 효과인 것이다. 이는 티볼리가 기존 경쟁 모델의 수요 일부를 끌어간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음을 보여준다.
티볼리의 인기 비결로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함께 뛰어난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먼저 디자인 측면에서는 SUV의 전형적인 2박스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SUV와 차별화되는 독특한 디자인을 갖춰 새로운 것을 원하면서도 크게 튀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을 폭넓게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소형 SUV로서는 비교적 넓은 실내공간과 적재능력을 제공하는 점과, 경쟁모델들이 보유하지 못한 4륜구동 라인업을 갖춘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1000만원대 중반부터 시작하는 ‘착한 가격’은 그동안 ‘아반떼급’으로 불리는 준중형 세단 외에 선택의 폭이 적었던 사회 초년생들에게 좋은 대안을 제시하며 소형 SUV 시장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QM3와 트랙스가 소형 SUV라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세그먼트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했다면, 티볼리는 소비자들이 큰 이질감 없이 이 세그먼트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티볼리를 통해 ‘SUV 명가 부활’의 첫 걸음을 내딛은 쌍용차는 올해 티볼리 에어를 통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티볼리 에어는 기존 티볼리의 전장을 늘린 ‘롱바디’ 모델이지만, 쌍용차는 용도나 가격 측면에서 소형 SUV가 아닌 ‘엔트리 준중형 SUV’라는 다른 세그먼트로 분류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티볼리가 QM3, 트랙스와 경쟁했다면, 티볼리 에어는 현대·기아차의 투싼·스포티지 1.7 모델과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 에어는 1.7ℓ급 준중형 SUV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기존 성능 중심의 준중형 SUV시장에서 분리돼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경제성 중심의 엔트리 준중형 SUV 시장에서 다시 한번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운사이징 트렌드 속에 소형과 준중형 SUV의 시장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티볼리 에어를 통해 경쟁사들의 1.7ℓ급 준중형 SUV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소형과 준중형 시장의 분리를 통해 기존 티볼리와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쌍용차의 전략은 티볼리 에어 출시 첫 달인 3월까지는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티볼리 에어 누적계약대수는 출시 한 달 만에 5100여대를 넘어섰으며, 기존 티볼리를 포함한 티볼리 전체 계약대수는 1만1300대에 달했다.
티볼리 에어 출시에 앞서 기존 티볼리와의 판매 간섭이 우려됐으나, 현재까지의 계약 추이는 상호 판매간섭 없이 시너지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3월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새로 출시된 티볼리 에어가 1439대 팔리는 사이 기존 티볼리도 3358대의 판매실적으로 전월(3374대)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가 나오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티볼리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도 현실과는 거리가 있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가 소형 SUV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시했다면, 티볼리 에어는 기존 티볼리 상품성에 더해 차별화된 스타일은 물론 대형 SUV에 버금가는 폭넓은 적재공간과 프리미엄급 편의사양 제공해 엔트리 준중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며 “지난해 티볼리의 성공 신화를 올해 티볼리 에어로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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