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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新 실손보험' 두고 금융당국 눈치만…


입력 2017.04.05 06:00 수정 2017.04.05 08:11        부광우 기자

본격 판매 들어갔지만…보험사들 반응 '시큰둥'

팔아도 손해…"여론 무기로 정치금융" 성토까지

새로운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본격 판매에 들어갔지만 보험사들과 금융당국의 눈치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새로운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본격 판매에 들어갔지만 보험사들과 금융당국의 눈치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안 그래도 실손보험을 팔면 팔수록 손해인 보험사들은 낮아진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눈치만 보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여론을 무기로 '정치 금융'을 펼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달부터 종전의 단일 보장 상품구조를 '기본형+3개 특약' 구조로 개편한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출시됐다.

금융위는 기본형의 경우 기존 실손보험 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35%나 저렴해 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착한 실손보험'이라고 설명한다. 대신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제 ▲비급여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 등 과잉진료 우려가 큰 3개 진료군은 특약으로 분리해 보장하고, 이에 대해서는 가입자 본인 부담 비율이 20%에서 30%로 상향됐다.

문제는 정작 이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당사자인 보험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는 점이다. 4월의 처음 월요일이자 새로운 실손보험 상품의 실질적 첫 판매일이었던 지난 3일, 국내 보험사들 중 관련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보도자료를 낸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는 점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풀이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어차피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대로 만들어진 탓에 회사별 상품 내용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어서다. 차별화 요소가 없으니 특정 보험사가 나서서 내용을 알릴 필요도 없다는 얘기다.

보험사 별로 상품에 차이는 없지만 가격은 천차만별로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다. 40세 남성이 기본형에 특약을 모두 가입할 경우 월 보험료가 가장 비싼 곳은 알리안츠생명으로 1만6570원이었다. 또 삼성화재(1만5913원)와 흥국화재(1만5399원)가 비싼 편이었다. 반면 가장 싼 KB생명은 1만1750원으로, 알리안츠생명과 비교하면 5000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보험사들이 새로운 실손보험 판매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는 더 큰 이유는 상품을 팔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기존 실손보험에서도 100%가 넘는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이 수치가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어차피 금융당국이 정한 구조대로 팔아야 하는 상품인데 보험사가 굳이 나서 이를 알릴 필요가 있겠냐"며 "솔직히 팔아도 이득이 될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분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골적으로 실손보험 보이콧을 선언하는 보험사마저 등장했다. AIG손보는 이번달부터 새로운 실손보험 상품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아무래도 금융당국의 눈치를 덜 볼 수 있는 외국계 보험사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국내 보험사들이 공식적으로 이의제기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론 때문이다. 소비자를 위해 싼 보험을 내놓겠다는 데 이익에만 눈이 멀어 반대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을 성토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시장의 상황과 환경 조성 등을 고려하기 보다는 대중의 인기를 끌기 수단으로 금융 정책을 이용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이번 실손보험 개편은 금융당국이 소비자들을 향해 '정부가 이만큼 잘 하고 있습니다'라고 외치고 있는 모양새"라며 "솔직히 말하면 정치금융"이라고 꼬집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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